‘미술관’이 살아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을 걸친 장발의 남자가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며 플라멩코를 추고 있다.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는 댄서 옆에는 배경처럼 솔로 기타리스트가 앉아 있다. 기타가 쏟아내는 빠르고 강렬한 소리와 남성 솔로 댄서의 현란한 몸짓은 순식간에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의 넓은 홀을 점령해 버린다. 플라멩코의 열기로 단단히 밀폐된 미술관은 한여름 마드리드의 불볕더위도 뚫지 못한다. 2024년 7월, 스페인 마드리드의 바깥 온도는 무려 40℃에 달했다. 오후 3시 무렵 작렬하는 태양을 피해 프라도 미술관으로 대피한 사람들은 그렇게 폭염에서 살아남았다. 플라멩코 공연은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호출하는 생명의 사이렌이었다. ‘여기로 와서 공연도 즐기고 시원한 물 한 잔 들이켜고 뜨거운 몸도 식히세요.’ 프라도 미술관이 운영하는 “문화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