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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의 녹색 성화 : 루도빅 기요 참사관 인터뷰

7월 26일 파리 올림픽이 개막했다. 개최국인 프랑스는 이번 올림픽을 올림픽 역사상 가장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녹색 대회로 치르겠다고 공언하고 여지껏 어느 올림픽에서도 시도해본 적 없는 파격적인 시도를 많이 했다. 높은 화제성 만큼이나 이슈도 많았다. 국내에서도 선수촌의 에어컨 미설치, 센느강의 수질 문제 등 몇 가지 이슈가 대회 전부터 내내 화제였다. 사실 이 모든 논란은 프랑스가 최고로 환경친화적인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지만 않았더라면 피해갈 수 있었다. 적당히 타협했더라면 비난받을 일도 없었을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을 통해 프랑스가 자진해서 맞은 매는 매우 의미가 크다. 왜냐하면 녹색 올림픽의 기준을 선명하게 높여 놓았기 때문이다.

2024 파리 올림픽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프랑스 정부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무엇이고 일각의 논란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루도빅 기요(Ludovic Guillot) 참사관을 만나 물어보았다. 그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의 문화 교육 과학 참사관으로 있으며 프랑스문화원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는 지난 7월 29일 서울의 한 프랑스 카페에서 진행되었다.

A. 프랑스는 가장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올림픽을 개최하기로 했어요. 이번 올림픽의 탄소 배출량은 다른 올림픽 평균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어요. 파리 올림픽은 환경 책임 측면에서 진정한 선구자라고 할 수 있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첫째는 경기장의 95%가 이미 존재하는 시설이에요. 그리고 경기가 열리는 시설은 모두 프랑스 공공 전력망에 연결되어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요. 이는 지구 보호를 위한 매우 중요한 조치이죠. 둘째는 음식이에요. 음식은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죠. 1600만 명의 관중들과 선수들은 프랑스에서 잘 먹기를 원해요. 그리고 미식이라는 것도 있죠. 식단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식단의 식물성 비중을 2배로 늘였고, 100% 인증된 식품을 사용하고 있어요. 또한 음식 낭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죠. 소비되지 않은 음식의 100%를 재활용하고요. 셋째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거에요. 이렇게 3가지를 말씀드렸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조치는 아무래도 이미 존재하는 시설을 활용해서 경기를 치르도록 한 것이죠.

A. 우선 경기장의 위치가 아주 흥미롭죠. 수영경기장은 센생드니에 있는데, 이 지역은 프랑스 수도권에서 가장 열악하면서 가장 젊은 곳이에요. 우리는 올림픽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경기장 건물 자체로 말할 것 같으면 우선 매우 아름다워요. 이 건물은 목재 구조로 되어 있고, 외벽은 유리로 되어 있으며, 콘크리트 기초 위에 세워져 있어요. 아주 멋지죠. 프랑스 건축가 자크 루즈리(Jacques Rougerie)가 설계했어요. 이후에는 올림픽 유산의 일부로 남을 거에요. 왜냐하면 올림픽이 끝나면 모두를 위한 수영장이 될 테니까요. 만남의 장소죠. 센생드니 지역에 완벽하게 어울릴 겁니다.

건물 자체는 모두가 공유하는 환경적 모범이 되겠다는 매우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어요. 예를 들면, 수영장은 모듈식으로 지어졌어요. 즉, 수영장의 크기를 바꿀 수 있고, 이는 온수와 물 소비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죠. 그리고 생물 자원에서 유래한 재료를 우선적으로 사용했어요. 특히 건물의 골조, 내부 관람석, 의자를 만들 때 바이오소싱 재료를 사용했어요. 그리고 재사용된 재활용 제품도 사용됐어요. 1톤의 병마개를 포함해서 30톤의 지역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했어요. 이렇듯 재사용하고 재활용해서 경기장을 만들고 경기를 개최한 것은 아주 의미있는 행동이죠. 마지막으로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어요.

A. 센강과 마른강에서 수영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약속이 드디어 실현된 것으로 봐야해요. 오래 전부터 우리는 센강에서 수영하고 싶다고 얘기를 해왔거든요. 2007년까지 프랑스 대통령이었고 그 전에는 파리 시장을 했던 자크 시라크는 1988년 선거 운동에서 우리가 센강에서 수영할 수 있게 될 거라고 공약했어요.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이 실현된 거죠. 정말 놀라운 일이죠.

또 다른 주목할 점은 센강이라는 전 세계가 알고 있는 독특한 생태계를 보호하는 일입니다. 이것도 굉장한 일이에요. 예를 들어, 1970년대 센강에는 단 두 종류의 물고기만 있었어요. 지금은 35종이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겁니다. 우리는 센강의 생물 다양성을 위해 많은 일들을 했어요. 센강은 작지만 연변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잖아요. 센강에서 작업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는 해냈답니다. 이는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에요. 물론 비판적인 논란도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올림픽 이후 파리가 어떤 유산을 갖게 될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파리 시민들은 이제 바로 내 집 앞에서 수영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수도권 주민들과 관광객들도요. 유산의 측면에서 볼 때, 이는 정말 놀라운 일이죠.

A. 물론이죠! 얼마든지요. 그리고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2025년부터 센강 주변이 정비가 될 거예요. 그러면 파리 시민과 일드프랑스의 주민들, 관광객들이 센강에서 수영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될 겁니다. 도시가 바뀌는 거예요. 도시 전체를 바꾸는 일이죠.

A. 이런 상황에서는 모든 개개인이 각자 책임을 져야해요. 제가 대단하게 생각하는 건 조직위원회가 모든 경기장을 100% 대중교통으로 연결했다는 사실이에요. 모든 방문객들과 관람객들이 대중교통으로 경기를 보러 갈 수 있다는 것이죠. 415킬로미터의 자전거 도로도 만들었어요. 한 경기장에서 다른 경기장으로 자전거로 갈 수 있어요. 이것도 그런 결정이 있었던 것이고요. 위원회는 관람객의 책임 있는 행동을 장려하기 위해 투자했어요. 또 다른 주요 조치로는 관람객들을 위한 일회용 플라스틱 제로 정책이 있어요. 즉, 플라스틱 병을 살 수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모든 경기장에 자신의 물병을 가지고 가야 해요.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는 800개 이상의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고, 사람들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물을 마실 수 있어요. 각 개인이 책임감을 가지도록 장려하기 위해 많은 실질적인 조치들을 취했답니다.

A. 올림픽을 탄소 배출 면에서 매우 우수하게 만들겠다는 야망이 아닐까 생각해요. 녹색 올림픽에 대한 야망은 처음부터 매우 분명했어요. 그것은 대통령의 야망이었고, 조직위의 야망이었어요. 처음부터 아주 선명했어요. 협상할 수 없는 것이었죠. 이 올림픽은 최소한의 탄소만 배출하는 대회로 치러져야 했어요. 그런데 목표가 명확하고 협상을 할 수 없을 때는 장애물과 제약이 생깁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장애물을 올림픽의 유산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거 문제를 예를 들어 볼게요. 파리와 일드프랑스 지역에서 숙소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가격이 비싸거든요. 하지만 올림픽 이후에는 4,000채의 주택이 생길 겁니다. 선수들과 전 세계의 기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지어진 숙소들은 올림픽 이후에도 그대로 남아 일드프랑스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될 거에요. 이는 가격 접근성을 갖춘 주택이 될 겁니다. 그리고 장애인들을 위한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또한 최고의 환경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숙소로서 프랑스의 주택 시장을 풍성하게 할 겁니다. 그중 40%는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주택으로 거듭날 텐데, 이는 거주자의 소득에 따라 적정한 임대료로 제공된다는 의미에요. 그리고 1,600채는 학생들을 위한 숙소가 될 겁니다. 학생들의 주거 문제가 항상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고려했어요. 이렇게 장애물과 이 모든 유산을 한번 비교해봅시다. 올림픽이 남길 유산을 생각한다면, 저는 우리가 장애물을 넉넉하게 뛰어넘어서 일을 잘 계획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A. 이제 예전과 같을 수는 없겠죠. 2028년 올림픽은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치러지는데 우리가 미국인들에게 바통을 넘기게 되겠죠. 미국도 분명히 녹색 올림픽의 길을 따라가야 할 겁니다. 저는 그들이 그럴 의지도 있고 성공할 거라고 확신해요. 2024 파리 올림픽은 환경적 기준을 인식하고 이를 고려한 점에서 분명히 역사를 만들 겁니다.

A. 저는 “대담함” 이라고 할게요. 이 단어야말로 이번 올림픽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인 것 같아요. 개막식을 보세요. 전 세계가 지켜본 그 개막식 말이죠. 얼마나 대담했어요! 역사상 처음으로 개막식이 경기장에서 열리지 않고 도시를 배경으로 열렸잖아요. 파리가 바로 개막식의 배경이었어요. 오르세 미술관, 부르봉 궁전, 노트르담 대성당, 에펠탑이 자연스럽게 배경이 되었죠. 이건 정말 대담한 거죠.

개막식에서 또 한 가지 매우 대담했던 점은 우리가 스포츠와 예술을 이만큼 밀접하게 연결한 적이 없었다는 거에요. 전 세계의 예술가들, 가수들, 무용수들을 운동선수들과 함께 보는 것은 정말 놀라웠어요. 이것이 바로 프랑스의 대담함이에요. 예술과 스포츠를 더 가깝게 만든 것이 이번 올림픽의 대담함이죠. 기존에 있는 공간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것도 대담하다고 생각해요. 프랑스의 역사적인 장소들에서 말이죠. 베르사유 궁전에서 승마 경기라니요! 그랑팔레에서 태권도 경기라니요! 센강에서도 경기가 열리잖아요. 이런 대담함이 바로 2024 올림픽을 특징짓는다고 생각해요.

A. 저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요. 우리는 이러한 계기들을 생태적 전환의 촉진제로 받아들여야 해요. 중단해서는 안 되죠. 그리고 스포츠 국가를 건설해야 해요. 프랑스가 구체적인 예가 될 수 있겠네요. 프랑스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이번 여름 내내 스포츠에 푹 빠져 있어요. 학교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하루에 최소 30분씩 신체 활동을 하도록 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운동 시간을 늘리고 있어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주로 운영되는 스포츠 클럽들도 활성화되고 회원수도 늘어나야죠. 그리고 스포츠 국가란 스포츠와 올림픽 정신의 모든 가치를 지닌 건강한 국가입니다. 그것도 중요하지요.올림픽의 유산도 주목해야 해요. 모두가 올림픽 경기를 보며 열광하는 순간들도 있지만, 그 뒤에 유산이 남잖아요. 센강에서 수영할 수 있게 된 것, 그런 것이 바로 올림픽의 유산이죠. 생드니의 올림픽수상센터도 굉장한 유산이 될 겁니다. 이것들은 물질적인 유산인데, 비물질적인 유산도 있어요. 예를 들어 올림픽 기간 동안 장애인들을 잘 맞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이러한 노력은 계속 쓸모가 있고 남을 거예요. 예를 들어, 이번에 1000대의 장애인 친화적인 택시가 도입되었는데, 올림픽 이후에도 계속 운행이 되거든요. 그리고 프랑스 전역의 많은 문화 시설들이 장애인 접근성을 갖추기 위해 기준을 맞췄어요. 이것도 남겠죠. 이 모든 것들이 비물질적인 유산으로 남아요. 아주 중요한 사실이죠.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이벤트를 개최한 덕분이에요. 물론, 이러한 대규모 이벤트의 탄소 발자국에 주의해야합니다. 프랑스가 한 것 처럼요. 결론적으로 저는 우리에게 이런 스포츠 대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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