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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자연사박물관이 친환경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와 최초의 역사를 쓰다

– 영국 자연사박물관 –

1. 자연사와 친환경  

요즘 우리는 모든 산업 분야와 일상생활 속에서 친환경으로 변모하는 삶을 살고 있다. 모두가 체험하고 있는 친환경 세상이지만 환경과 가장 밀접하고 중요한 분야 중 한 곳은 자연사이다. 자연사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게다가 관광지로 자연사박물관을 간다는 것은 국내에서는 드물다. 자연사박물관은 고사하고 국내에서 박물관을 여행으로 간다는 것은 어릴 때 부모님과 가서 지식을 습득하고 무언가를 체험하는 장소와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에는 자연사박물관이라는 이름을 가진 박물관은 존재하지만 나라를 대표할 만큼 규모있고 역사가 깊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면 해외는 어떨까? 국내에서는 친숙하지 않지만 해외에는 나라를 대표할 만큼 명성이 높은 자연사박물관이 몇 개의 국가에 있으며 그 나라에 방문한다면 꼭 가봐야 할 명소로 유명하기도 하다. 앞으로 소개하겠지만 이러한 세계적인 자연사박물관은 보통 그 역사가 오래된 경우가 많아 현대에 이르러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더욱 취약한 분야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자연사박물관의 기존 운영 방식을 바꾸는 작업은 매우 까다로우면서도 동시에 귀중한 수집품들을 관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띄기도 한다. 자연사박물관은 이 특성상 친환경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  영국 사우스 켄싱턴에 위치해 있는 자연사박물관 전경 (출처: 자연사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좀 더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자연사박물관은 자연에 있는 동물, 식물, 광물 그리고 생태계와 인간의 지식을 늘리고 그 결과를 전시와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이 쉽게 학습하게 하는 기관이다. 그러므로 과거와 현재에 존재했거나 존재하는 인간과 인간 이외의 모든 생물과 그들의 진화에 있으며 아울러 지구와 이웃 행성들의 구성과 진화에 있다는 것이다. 표본을 수집, 보관하고 연구원들이 표본을 연구하여 독창적인 논문을 발표하는 곳이면서 동시에 일반인과 유치원에서 대학원에 이르는 모든 학생들에게 전시, 강의와 기타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하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세계 3대 자연사박물관은 미국, 독일 그리고 영국에 위치한 자연사박물관으로 그 역사가 족히 백 년에서 몇백 년 단위일 정도로 역사가 깊다. 그중 영국의 국립자연사박물관은 8천만 개 이상의 표본과 300명이 넘는 과학자의 규모를 갖춘 세계 최고의 과학 연구센터이자 매년 5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방문하는 유럽 최고의 관광 명소 중 한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연사 전시품들을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정 조건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염두한다면 앞으로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의 설명들을 참고하면 영국의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주된 역할은 과학 연구, 전시 및 교육에 치중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에 못지않게 영국의 국립자연사박물관은 친환경적인 관광 명소 1위로도 유명하다. 게다가 표본 수집은 더 어려워지고 전시품들은 안전하게 유지해야하는 입장에서 친환경적인 운영까지 해냈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박물관은 최대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목표를 설정했는데, 그 계획은 친환경 기술로 전환하고 이후 지어지는 모든 새로운 건물에서 넷제로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모든 부분에서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즉 얼마나 효율적이든 상관없이 일부에서는 일정량의 이산화탄소를 항상 생성할 것이 분명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배출량을 없앨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그 후 최후의 수단으로 탄소상쇄 프로그램으로 실제 넷제로를 달성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림 2> 영국 자연사박물관 전시품 (출처: 자연사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이와 같이 박물관을 운영함에 있어서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대외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영국의 자연사박물관은 친환경 분야에서 세계 최고와 최초의 기록을 세우며 역사를 써나가고 있어 그린핫플로 선정하게 되었다. 다음 챕터에서 선정을 하게 된 배경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그 후 탄소중립을 위한 자체적인 운영과 방문객들이 접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요소 등을 알아본 뒤 마지막으로 국내 자연사박물관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세계 최고와 최초의 기록을 가진 친환경 박물관

<그림 3>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관광명소 순위 TOP10 (출처: Uswitch 홈페이지)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관광 명소  

영국의 자연사박물관은 유럽의 대표 관광 명소로 이미 유명하다. 그렇지만 박물관 및 미술관 분야로 봤을 때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관광 명소라는 사실은 그만큼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영국의 소비자 제품 비교 웹사이트인 Uswitch 에너지팀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 중 27곳을 뽑았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탄소 저배출, 물 절약, 재활용 지침, 생태보존 노력, 재생에너지 및 지속가능한 운송수단을 항목으로 하여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관광 명소를 채점하여 순위를 매겼다. 친환경 점수로 환산하는데 60점 만점에 44점을 받아 1위 미국 디즈니랜드, 2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3위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 4위 홍콩 디즈니랜드에 이어 5위를 기록하였다. 그렇지만 순위권에 있던 박물관 및 미술관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으며 10위권 내의 유일한 박물관 및 미술관에 해당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특히 자연사박물관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가장 높은 인식을 갖고 있는 친환경 인증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고, 2019년에 박물관은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5%까지 성공적으로 줄여 탄소발자국을 10,139톤으로 만든 성과도 가지고 있는 등 친환경 분야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초 과학기반 탄소감축목표를 설정한 박물관

<그림 4> 과학기반 탄소감축목표 로고 (출처: SBTi 홈페이지)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관광 명소로 이미 발표가 됐지만,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가진 박물관이기도 하다. 영국 자연사박물관은 세계 최초로 과학기반 탄소감축목표를 설정한 박물관이기도 하다. 과학기반 탄소감축목표 이니셔티브(Science-based Target Initiative, SBTi)는 파리기후협약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 및 금융기관의 탄소 감축 목표 기준을 제시하고 모니터링 하는 이니셔티브이다. 현재 전 세계 1,700개가 넘는 기업 및 기관이 과학기반 감축목표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정부 관련 기관들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이 목표를 달성할 것을 요구하였다.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경우 2050년보다 무려 15년이 앞선 2035년까지로 설정하였고 2031년까지 탄소배출량을 60%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현재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성과를 이루는데 자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영국 자연사박물관은 세계 최초로 과학기반 탄소감축 목표를 자연에 의한 지속가능한 계획의 일환으로 하는 것으로 발표하면서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과학기반 탄소감축목표를 설정한 세계 최초의 박물관이 되었다. 

3. 지속가능한 박물관의 탄소중립 실천 

탄소배출 감축 

영국 자연사박물관은 ‘지속가능한 박물관’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박물관을 운영하며 의사결정을 내릴 때 항상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면서도 환경친화적인 방식을 채택하려고 한다. 자체적인 기술 연구와 자원을 재사용하면서 탄소배출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이를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까지 닿을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그림 5> 영국 자연사박물관 스코프 1 & 2 탄소배출량과 관련 에너지비용 (출처: 자연사박물관 지속가능보고서) 

최근 4년 자연사박물관의 스코프 1&2는 직접적인 탄소배출량을 추산한 것으로 사우스 켄싱턴에 위치한 자연사박물관이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으며 트링과 원스워스에 위치한 박물관의 탄소배출량 비율은 매우 적었다. 탄소배출량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에너지 비용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자연사박물관은 탄소배출 정보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항목들을 분류하여 통계자료로 명시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 보고서를 발간하여 공개하는 등 투명한 운영을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로 전환  

영국의 자연사박물관은 런던의 사우스 켄싱턴과 하트퍼드셔 주의 트링이라는 두 지역에 각각 위치해 있다. 트링에 위치한 박물관의 경우 2020년 총 시스템 용량이 88kWp인 318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매년 75,835kWh까지의 전력을 생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이는 건물의 연간 전기 사용량을 충당할 만큼이며 나아가 연간 약 £9,100(한화 약 1,500만 원)의 전기세를 절약할 수 있다. 연간 21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10,514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동등한 효과를 가져온다. 

<그림 6> 트링에 위치한 자연사박물관 건물의 태양광패널 (출처: 자연사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사우스 켄싱턴에 위치한 박물관은 2022년에 고생물 건물동의 지붕에 소규모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였다. 사우스 켄싱턴에서는 대부분의 전기가 현장의 3세대 에너지 센터에서 나오는데 비록 천연가스를 태우지만 냉방, 난방 및 전력을 포함하기 때문에 폐기물을 줄이는 효과를 주며 현재로서는 에너지를 관리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박물관은 2035년까지 이 에너지 센터를 탄소중립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에너지 절약 차원으로 장비 업그레이드와 열 펌프 도입과 같은 조치를 시행하면서 전력 소비를 통제하고 관리하고 있다. 그 외, 에너지 절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담 매니저를 채용하고 2030년까지 에너지 집약도(energy intensity)를 40%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모든 새로운 프로젝트에 ‘에너지 효율성’이라는 항목을 고려함으로써 이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체 교통수단 권장  

비행기와 자동차가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그렇기에 박물관 직원들은 필요한 경우에만 이동 수단을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가끔씩 연구자들은 손상되기 쉬운 샘플을 안전하게 운반해야 할 때 비행기를 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비행기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합당한 사유나 예외 사항을 제외하고 영국 내에서 국내선과 비즈니스 클래스 비행기를 타지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직원의 통근 패턴을 조사하고 이동 수단을 전기차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그림 7> 방문객에게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을 홍보하는 박물관 사이트 (출처: 자연사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공식 홈페이지에는 지속가능한 운송수단으로 방문객들에게 집에 차를 두고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일종의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생물 다양성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개인이 캠페인에 참여하여 기여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도시의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어 결국 우리의 건강과 자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집에 차를 두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써 대기오염을 줄이는 것을 권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줄이기

박물관은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과 과소비라는 두 가지가 자연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각심을 드러냈다. 가능한 적은 양의 폐기물을 생산하려고 노력하고 재사용 및 재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방문객, 협력 업체, 전시 등과 같이 다각도에서 접근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박물관의 방문객은 박물관 내에 위치한 카페와 출구에서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으며, 개인 텀블러로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식수대에서  물을 받아 마시는 방법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폐기물인 가구와 기타 물품의 수명주기를 연장하기 위한 내부의 재사용 지침 또한 마련되어 있다. 특별 전시회에 쓰이는 세트, 좌석 및 벽체는 가능한 경우 재활용된다. 전시가 종료되면 장비 및 패널을 전시품 공간으로 이전하여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방문자를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여 자원을 재사용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림 8> 플라스틱을 포함하지 않는 자연사박물관의 멤버십팩 (출처: 자연사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물론 현장에서 재사용되지 않고 재활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박물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모두 매립지로 가지 않는다. 한국과 동일하게 일반 폐기물은 소각되며, 혼합 폐기물은 영국의 폐기물 처리 시설로 보내져 특성에 맞게 분류된 다음 재처리 공장으로 보내진다.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무산소 조건에서 분해되어 비료로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체를 포집하여 에너지로 사용한다. 보통 종이류로 분류되는 다량의 판지의 경우 종이 펄프 공장으로 회수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며 유리는 유리 공장에서 재사용한다.  

박물관은 이미 체계적인 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갖추며 세계적으로 친환경적인 명소로 꼽히는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은 평균 재활용률을 최소 6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여 폐기물을 더욱 면밀하게 모니터하고 일련의 폐기물 감사를 수행할 것이며, 재사용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하니 박물관뿐만 아니라 전시를 업종으로 하는 기관들에게 모범 사례로 인식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 절약을 최우선으로  

세계적인 박물관의 물은 어디서 오고, 연간 얼마나 사용이 될까? 박물관의 물은 사우스 켄싱턴의 상수도 및 지하수에서 공급되며 과거에는 매년 약 40개의 올림픽 규모 수영장 정도의 물을 사용했을 만큼 엄청났다. 현재는 물 절약을 위해서 화장실에서 변기의 물을 내릴 때 사용되는 물의 양을 줄이는 이중 수세식 변기를 설치하거나 감지 제어 또는 누름 버튼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점차적으로 취해오고 있다. 2026년까지 2018년 대비 물 소비 2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어 물 소비 패턴을 모니터링하여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물 절약을 장려하기 위한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물 재사용을 위해 싱크대의 오수 및 빗물을 재활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공급 업체와 공급망에서 탄소배출 감소 

 박물관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가장 중점으로 두는 곳은 어느 분야일까? 탄소배출은 박물관의 건물뿐만 아니라 박물관 운영을 위해 구매하는 상품의 제조 등 다양한 곳에서 발생한다. 이는 스코프 3인 공급망에 해당되며 스코프 1, 2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의 두 배로 추정하고 있다 스코프 1, 2는 건물에서의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배출을 다루며 이에 즉각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스코프 3의 경우 박물관이 자체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제한적임과 동시에 그 계산이 복잡하고 다루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기에 지속가능한 운영 방식을 위해서 공급망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박물관은 상위 30개 공급 업체에게 탄소배출 정보를 요청하고 지속가능한 조달 가이드를 도입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소재 사용 

자연사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필수 코스 중 한 곳은 박물관 안의 상점일 것이다. 박물관은 자체적인 연구와 전시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또한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쇼핑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만큼 박물관은 소매 분야에서도 선도 기업이 되는 것을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생각하며 여기에 지속가능성을 포함시키며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르면 과다한 포장재와 일회용 플라스틱을 없애는 등의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공급업체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더 지속가능한 소재를 구매하고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등의 작업도 진행 중이다. 상점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의류부터 액세서리, 장난감 등의 상품을 고르는 것부터 포장하는 것까지 모든 것에서 친환경적인 요소를 체험할 수 있다. 상점에 판매되는 모든 의류는 100% 재활용, BCI 1) 인증이 된 원단 또는 유기농 원단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액세서리에는 버진 폴리에스터를 사용했는데 이를 더 지속가능한 대체재로 바꾸려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솜 인형과 같은 장난감에는 재활용 PET가 사용되었고 놀이형 장난감에는 외피 원단 및 구성에 있어 가능한 경우 rPET 2) 를 사용하였다. 상품을 포장하는 것은 어떨까? 꼭 필요하지 않은 버블랩은 사용을 중단했고 현재 재활용 종이를 대안으로 하여 현장은 물론 온라인 배송에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일회용 종이봉투 또한 100% 재활용 종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관람객은 집으로 가져간 패키징 된 종이를 분리수거함으로써 친환경 활동에 기여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상점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크리스마스트리를 볼 수 있는데, 2021년과 2022년의 모든 크리스마스 장식에는 플라스틱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으며 2023년의 크리스마스트리의 장식도 그와 같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9> 자연사박물관 기프트샵 (출처: VISIT LONDON 홈페이지)

우리는 관람객이기에 보통 상점을 방문하지만, 사실 상품이 상점에 도달하기까지는 박물관의 소매팀과 창고팀을 거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들은 제품의 포장재를 선택하고 재활용되는 데까지 모든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대체되도록 하고 있으면서도 관람객이 제품을 재활용하기 쉽도록 명시하고 있다. 먼저, 배송물을 종이, 골판지, PET 및 HDPE 3) 플라스틱으로 구분 지어 재활용하도록 분류한다. 가능한 경우 공급업체와 협력하여 배송 포장물을 제거하고 티셔츠와 액세서리를 개별적으로 포장하는 대신 큰 외부 가방에 한 번에 포장하는 등 포장재를 최소화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소재도 신중히 선택하고 수성/식물성 잉크를 사용하여 제품 수명을 더 오래가도록 한다. 또한 일회용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에 대한 의존을 줄여 소비자가 더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도록 한다. 다양한 제품 라인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이와 같은 활동을 꾸준히 함으로써 공급업체, 박물관, 관람객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발전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카페와 레스토랑 

자연사박물관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상점도 있지만 당연코 음식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박물관은 자체적으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지 않고 ‘베누고’라는 외식업체로부터 영양 가득하고 지속가능한 음식을 제공받고 판매하고 함으로써 가능한 한 환경적 영향이 적도록 하고 있다. 박물관은 베누고의 탄소배출 관련 정보들을 명확하게 설명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운영을 한다는 신뢰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커피, 물, 케이터링, 포장, 식품 라벨 그리고 탄소 감축 기여를 위한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그림 10> 베누고 레스토랑 전경 (출처: 베누고 공식 홈페이지)
<표 1> 베누고의 서비스 (출처: 영국 자연사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4. 우리나라 박물관에 주는 시사점 

박물관들은 그 특성상 오래된 인프라와 귀중한 전시품들을 관리해야 하기에 기후변화에 취약한 분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영국 정부가 관리하는 런던자연사박물관에서는 2031년까지 기존의 탄소배출량을 60%까지 줄임과 동시에 세계 최초로 과학기반 탄소 감축 목표를 설정하여 2035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매우 다양한 운영을 시행하고 있기에 우리나라의 박물관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탄소배출이 많은 분야를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박물관의 직접 운영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인 스코프 1, 2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스코프 3가 이에 해당한다. 대표적으로 해당하는 것이 방문객의 이동수단, 공급업체로부터 상품을 받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다. 방문객의 교통수단은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권고할 수 있을 것이다.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 사용, 자가용을 사용한다면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전기차 및 적어도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여 환경오염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방문객들이 박물관에 오기까지 어떤 교통수단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박물관의 친환경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공급업체에게 받는 상품의 유통 과정에서는 유통 과정 뿐만 아니라 상품이 저탄소 재질,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의 여부까지도 스코프 3에 해당된다. 그렇기에 박물관이 거래하고 있는 공급 업체에게 탄소 배출 정보를 요청하고 유통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운송 수단으로 전환, 업체와 거래 시 저탄소 상품을 선택하는 등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공급망을 개선할 수 있다. 

영국의 런던자연사박물관은 이러한 친환경 정책들을 방문객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박물관의 곳곳에 잘 배치해두었다. 상점에서 판매하는 모든 의류는 100% 재활용 또는 유기농 원단으로 만들어졌고 포장재에는 버블랩을 사용하지 않고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패키징하고 있다. 운영하는 식당은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식업체인 ‘베누고’를 통해 음식을 공급받고, 베누고의 탄소 배출 관련 정보들을 명확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앞서 구체적으로 표로 제시하였듯이, 이들이 제공하는 커피, 물, 케이터링, 포장, 식품 라벨 그리고 탄소 감축 기여를 위한 활동을 참고한다면 박물관의 운영을 개선하고 방문객들은 이를 경험하여 박물관의 탄소중립에 대한 노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박물관들도 방문객이 상점에서는 저탄소 제품을 구매하고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는 저탄소 음식을 경험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박물관에서 저탄소 제반 시설들이 마련된다면 머지않아 녹색관광명소로도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각 주 
1) Better Cotton Initiative의 약자로 지속 가능한 면화 생산을 위해 원면 경작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농민과 지역 사회의 생활개선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로, 물, 토양, 생물 다양성, 작업 환경개선 등 7가지 원칙을 충족한 기업에게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2) 페트병을 재활용하여 만들어진 플라스틱 재질의 소재. 
3)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약자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은 무독성 친환경 플라스틱. 
4) 생물의 다양성 보존, 환경보호,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국제 비영리 단체. 소비자는 열대우림동맹 제품 구매로 지구촌 환경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다. 
5) 영국의 가장 큰 식품 인증제도로 영국정부와 국가농부연합이 함께 제정한 인증 제도이다. 원료 생산자에서 최종 소비자까지 전반적인 과정이 특정한 표준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으며, 주로 식품안전과 동물 건강, 환경영향 등을 평가한다.  

참 고 문 헌  

–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발자취 
– 이창진 & 조준오 (2010) 한국 국립자연사박물관 설립 방안 연구, 한국지구과학회지 제31권, 제6호 
– 임종덕 (2015) 이상적인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을 위한 정책 제언 연구. 한국지구과학회지 제36권, 제7호 
– 한국자연사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박물관연혁 
– BENUGO Official Website: Our Story – Sustainability
– National History Museum Official Website: A sustainable Museum 
– National History Museum (2020) Natural History Museum Annual Report and Accounts 2019-2020  
– National History Museum Official Website (2021.11.04.) Press 
– The Natural History Museum announces science-based carbon reduction tar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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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 진 ㅣ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정책학 박사과정 1.들어가며 날씨가 좋아지며 공연업계가 성수기를 맞아 공연과 콘서트가 성행하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선언을 기다렸던 만큼 더욱 많은 인원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콘서트가

지속가능한 올림픽과 에펠탑

서 인 애 ㅣ 이화여자대학교 건축도시시스템공학과 석사 1. 들어가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많은 유명 관광지들이 과잉 관광으로 문제를 겪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이전에는 여행이 사람들에게 가져오는 만족감과 지역

지구가 없으면 테니스도 없다

조 윤 지 ㅣ 가천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4학년 1. 사람만 즐거운 이벤트?   전 세계가 기대하는 스포츠 대회, 자연도 그럴까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 게임. 아마 전 세계인이 함께 열광하고 흥분하도록 만드는

[유튜브] 글로벌 탄소중립 관광명소: 세계 최고의 그린핫플을 찾아라!

1부 영상 링크 : https://youtu.be/lwKf890Q6B0?si=KTiQZFkQraAQjjJM 2부 영상 링크 https://youtu.be/Dj5X-MtNNDA?si=Ftn29VThYe-adqGs 우리 연구소가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와 함께 “도레미파솔라시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준비한 영상이예요. 영상에서는 최근 발간한 사례연구집 “그린핫플을 찾아라 : 글로벌 탄소중립 관광명소 10″(보고서

베네치아를 침몰로부터 구하려는 이탈리아의 고군분투

김 은 회 ㅣ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 들어가며: 기후변화의 위기에 직면한 도시 도시는 온실가스의 주요한 배출원이며, 기후변화에 취약한 곳이다. 동시에 도시는 기후변화 감축과 적응 정책이 적용되는 곳이다. 기후위기에 회복 탄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