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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적인 월드투어, 문화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콜드플레이(Coldplay) ‘월드투어’
김지은
전남대학교 생물학과
김지은
전남대학교 생물학과

1.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진 월드투어, 함께 증가한 탄소배출량

<그림 1> 콘서트 장면 (출처: Pixabay)

2023년 현재, K-pop은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각지에서 K-pop 콘서트가 열리고 있으며, K-pop 가수들의 앨범은 전 세계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2012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을 주축으로 블랙핑크, 트와이스, 세븐틴, 에스파 등 다양한 K-pop 그룹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글로벌 음악 시장의 주요한 트랜드가 되었다. 

2023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콘서트 활동이 활발해지기도 했다. 특히, K-pop 아티스트들의 월드투어 콘서트가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BTS, 블랙핑크와 트와이스는 각각 약 150회, 120회, 60회의 공연을 진행하며, K-pop 아티스트의 월드투어 횟수 기록을 경신했다. 현재 국내외 주요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2023년에 이뤄진 월드투어의 콘서트의 횟수는 약 600회 정도로 추정할 수 있는데, 세 그룹의 콘서트 횟수만 더해도 절반 이상이 되는 것이다. 또한 2022년 총 콘서트 횟수인 약 400회보다 약 50% 증가한 수치이므로 콘서트의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계속해서 탄소배출량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슈츠 엔터테인먼트 그룹(Anschutz Entertainment Group, AEG) 관련 콘서트 아웃소싱 회사인 안슈츠 엔터테인먼트 프레젠츠(AEG Presents)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영국에서 열린 600여 개의 콘서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적으로 1회 공연당 약 100톤의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탄소배출량의 가장 큰 비중은 공연장 이동으로 인한 것으로 공연을 위해 아티스트와 스태프, 관객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특히, 해외 투어를 하는 아티스트의 경우, 비행기나 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해외 투어의 경우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또, 무대 조명, 음향 장비, 냉난방 시설 등의 사용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약 25%를 차지했고 쓰레기 발생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약 5%를 차지했다. 콘서트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대부분 재활용이 되지 않고 소각되거나 매립되기 때문이다. 

콜드플레이(Coldplay)의 친환경 월드투어 추진 배경

2019년 11월 14일, 콜드플레이는 BBC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투어를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콜드플레이의 리더 크리스 마틴은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지속 가능한 투어를 만들고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당시 콜드플레이의 4년 만에 새 앨범 Everyday Life를 선보이며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모았었는데 그는 월드투어를 하는 대신, 요르단에서 2번의 공연과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무료로 방송하겠다고 밝혔다.

이 인터뷰에서 리더 크리스 마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세계를 여행하는 특권을 갖고 싶다면, 우리는 모두 지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야 한다.” 이 말은 콜드플레이가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친환경적인 월드투어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과 같았다. 특히 이날의 인터뷰에 대해 세계자연기구(WWF)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환경보호에 대한 의지와 노력에 대해 환호하며 찬사를 보냈다. 

실제로 콜드플레이는 2016년과 2017년 사이에 진행한 월드투어 “A Head Full of Dreams”에서 109명의 크루, 32대의 트럭과 9명의 버스 운전사가 5개의 대륙을 횡단했고 122개의 콘서트를 열었으며 540만 명의 관중들을 동원했다. 그리고 콜드플레이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약 250만 톤의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추산일 뿐이며 공연에 참석한 관객들이 공연장까지 이동하기 위해 차량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그보다 훨씬 많은 1인당 약 1톤의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이는 연간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탄소배출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콜드플레이는 친환경 월드투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비행기 대신 기차를 이용하여 이동
· 재생 에너지를 사용
· 친환경 연료를 사용
·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 재활용 가능한 용기 사용
·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 친환경 메시지 전달

콜드플레이는 친환경 월드투어를 목적으로 하여 2022년에 “Music of the Spheres” 월드투어를 재개했다. 이는 2023년 11월까지 미국, 유럽,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에서 총 120여 개의 공연을 펼치며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약 700만 명의 관객이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월드 스타들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그들의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친환경적인 월드투어는 뮤지션들의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대규모의 팬들 더 나아가서는 일반 대중들에게도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더불어 친환경적인 월드투어를 성공적으로 해내려면 다양한 분야의 협업과 관중들의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떻게 대규모의 탄소배출량을 감축시킬 수 있는지 콜드플레이의 월드투어를 중심으로 여러 사례들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2. 아티스트들의 친환경 투어에 대한 노력과 현실적인 어려움

콜드플레이의 월드투어, “Music of the Spheres

현재 콜드플레이가 진행 중인 월드투어는 다양한 신기술과 SAP, DHL, BMW, Energy Floors 및 KultureCity와의 파트너십 등을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싸우고 있다. 특히 콜드플레이의 공식 홈페이지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다음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월드투어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감소(Reduce) 

· 재창조(Reinvent) 

· 회복(Restore)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을 늘리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방법과 새로운 친환경 기술을 이용하여 지속할 수 있는 투어 방법을 개발하는 방법, 그 외에 초과한 탄소배출량에 대해서는 자금을 지원하여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는 3가지의 원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2022년 10월 5일 콜드플레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라이브 연주를 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우리가 밴드로서 존재하는 궁극적인 이유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지구가 기후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환경 전문가들과 상의하여 이 투어를 지속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투어의 잠재력을 활용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계속해서 끌어내고 추진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제대로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우리가 배운 것을 공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목표는 2016-2017 세계 공연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의 50%를 감축하는 것으로 삼았다.

빌리 아일리쉬의 월드투어, “Happier Than Ever, The World Tour”

빌리 아일리쉬의 월드투어 또한 콜드플레이의 “Music of the Spheres” 월드투어와 함께 친환경 월드투어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콜드플레이와 마찬가지로 탄소배출량을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건 팝스타로 알려진 그녀는 여러 환경 단체를 지원하고 팬들이 그녀의 글로벌 투어 동안 더 많은 식물성 식사를 섭취하도록 권유한다. 관중들이 30일 동안 매일 한 번의 식물성 식사를 하도록 권장하기도 하였으며 “The Pledge with Support + Feed”의 시작을 비건 기업인 위키드 키친(Wicked Kitchen)과 협력하여 100,000인분의 채식 식사를 제공할 것을 발표했다. 또 빌리 아일리시 액션 빌리지(Billie Eilish Action Village)를 조성하여 친환경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또 2019년 지미 팰런(Jimmy Fallon) 토크쇼에서 아일리쉬는 투어를 “가능한 한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특히 환경 비영리단체인 REVERB와 협력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모든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투어는 “기후 포지티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탄소 순 배출량 제로를 넘어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드 시런의 월드투어, “+ – = ÷ x World Tour” 

“가능한 모든 공연을 전기를 사용하고 싶어요.”라고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한 에드 시런은 2022년부터 친환경적인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환경보호에 대한 약속의 일환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한 많은 영국의 땅을 야생의 상태로 돌리기를 희망한다.”라고 설명했다. BBC 라디오 런던에서 그는 “가능한 많은 나무를 심기 위해 많은 땅을 사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신스팝 히트곡 메이커 핫칩(Hot Chip)은 비영리단체인 Forests Without Frontiers와 협력하여 800그루의 나무를 심어 2022년 투어의 탄소배출량을 상쇄시켰다. 작곡가 겸 가수인 패신저(Passenger)는 2021년 앨범 Songs for the Drunk and Broken Hearted가 판매될 때마다 나무를 심겠다고 약속했다. 또 환경 자선 단체인 Ecologi와 파트너십을 맺은 후 현재 18,000그루의 나무를 심는데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 세계의 많은 아티스트들이 투어의 탄소 발자국에 대해 점점 더 의식하고 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친환경적인 투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적인 월드투어를 위해서는 여전히 다음과 같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친환경 투어의 현실적인 어려움 

친환경적인 월드투어를 위해서는 이동 수단, 에너지 사용, 폐기물 처리 등에서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행기 대신 기차를 이용하는 경우, 이동 시간이 길어져 숙박비나 식비 등의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투어의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아티스트의 컨디션을 고려하여 공연 횟수를 줄여야 한다. 이는 직접적인 손실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위해서도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무대 세트를 옮기는 것은 훨씬 더 큰 환경 문제를 예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뮤지션들의 세트에는 정교한 디자인, 맞춤형 조명 및 기타 특수 장비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으며 모두 합치면 무게가 수 톤에 달한다. 이러한 장비들은 아티스트가 도착하기 전까지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콘서트가 끝난 후 바로 다음 장소로 배송되어야 하기에 대부분 비행기를 이용하는 방법을 택한다. 만약 보트로 운송될 수 있다면 더 적은 탄소배출량으로도 운송이 가능할 것이다. 

친환경적인 월드투어가 무엇인지, 이러한 노력이 왜 중요한지 모르는 관객들이 여전히 많다. 콘서트에서 나오는 수많은 일회용품을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많은 관객의 협조가 필요하고, 여러 부분에서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데 이를 설득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라디오헤드(Radiohead)가 Best Foot Forward라는 컨설턴트 조직과 협력하여 작성한 두 번의 투어에 대한 환경 비용 보고서에서는 탄소배출량의 가장 큰 부분으로 관중들의 교통수단을 꼽는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University of Manchester)의 틴달기후변화연구소(Tyndall Centre for Climate Change Research)의 연구 결과에서도 투어의 전체 탄소배출량 중 34%는 공연장에서 발생하며, 33%는 관객들의 이동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관객들에게 친환경적인 월드투어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음에 따라 친환경적인 월드투어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월드투어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아티스트들과 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며 관객들의 인식도 변화해야 한다. 이러한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월드투어는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3. 콜드플레이가 이뤄낸 친환경  월드투어의 성과 

2022년 콜드플레이 월드투어 재개 

2019년 월드투어 중단을 밝혔던 콜드플레이는 2022년 3월 18일을 코스타리카(Costa Rica) 공연을 시작으로 월드투어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도미니카 공화국, 멕시코, 미국, 독일, 폴란드, 벨기에, 영국 등의 콘서트에 앞서서 코스타리카를 첫 공연지로 선택한 이유는 친환경 투어의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콜드플레이는 가능하다면, 모든 에너지가 재생에너지로 사용이 가능한 곳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밝히며 코스타리카는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전력의 99%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첫 콘서트 장소로 선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코스타리카는 최근 6년간 5개의 다른 발전 물질들을 개발하여 청정 발전량의 98%를 넘어섰고 2022년 기준으로 99.9%의 전력을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개발된 바 있다. 

콜드플레이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성명서에 따르면 투어의 모든 과정이 MIT(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ESI(Environmental Solutions Initiative)의 John E. Fernandez 교수에 의해 수집, 평가되고 독립적으로 검증되었다. 특히 첫 12개월 동안 배출량의 데이터는 지난 “A Head Full of Dreams” 투어(2016-2017)에 비해 47%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했다고 한다. 이는 250만톤으로 계산하였을 때 약 117.5만톤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한 결과이다. 2023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탄소배출량이 약 11.5톤이라고 할 때 10,300명에 해당하는 분량을 줄인 셈이 된다. 

콜드플레이는 항공 여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신중하게 경로를 정하고 사전에 계획을 하였지만, 불가피한 경우에 대부분 상업 항공편을 이용한다. 그러나 장비가 운송이 필요할 때는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를 이용하고 있다. SAF는 식당에서 사용한 식용유와 같은 폐기물과 잔류물에서 전적으로 추출한 친환경 대안이기도 하다. SAF를 화석 제트 연료와 혼합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용하면 기존 화석 제트 연로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어를 통해 항공 이용 시 SAF를 사용하며 553톤의 탄소배출량을 감소시켰다. 

또한 세계를 대표하는 물류기업 DHL이 콜드플레이 월드투어 “Music of The Spheres Tour”의 공식 물류 파트너로 선정되었다. DHL과 콜드플레이는 이번 월드투어를 통해 저탄소 공연의 선례를 만들고, 음악 및 공연 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들을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DHL은 현재 항공과 해상 운송에서는 첨단 바이오연료를 이용해 탄소배출량을 저감하고 있으며 육로 운송의 경우 전기 차량과 바이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트럭을 사용하고 있다. 투어 전반에 걸쳐 재생 가능한 디젤을 사용하며 대부분은 트럭 운송 연료로 공급된다. 이는 운송 수단 부분에서 탄소배출량을 75%에서 95%까지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혔다. 

DHL의 GoGreen팀은 DHL의 모든 화물 운송과정으로부터 데이터를 가져와 이를 EcoTransIT라는 화물 운송의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도구에 연결하여 탄소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한 방법을 사용 중에 있다. 이 방법론과 평가방법은 운송 서비스의 수명 주기 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를 위한 유럽 표준 탄소 측정 방법인 EN16258과 지속 가능한 물류 산업을 촉진하기 위해 개발된 GLEC(Global Logistics Emission Council)의 Framework를 포함한 주요 업계 지침을 따르고 있다. 더불어 더 이상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없는 경우, 탄소 중립 조정을 위한 옥스퍼드 원칙(Oxford Principles for Net-Zero Aligned carbon Offsetting)의 지침에 따라 불가피한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하였다. 

현재 콜드플레이의 무대는 거의 전적으로 재생 가능한 초저배출 에너지로 구동된다. 무대의 뒤와 타워 위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여 공연에 쓰이는 대부분의 전력을 담당한다. 또 BMW와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최초로 충전이 가능한 이동식 배터리를 개발하였으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재생 에너지를 100% 이용하여 공연을 진행할 수 있다. 더불어 레이저 및 조명과 저에너지 LED 스크린 등 이전 투어에 비해 전력 소비가 최대 50% 줄어든 초고효율 장비로 교체하여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

<그림 2> 콘서트장 내 수동 전기 발전 자전거 부스 (출처: Coldplay 공식홈페이지)

또한 세계 최초로 관객이 뛰는 만큼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누르는 압력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바닥재를 사용해 경기장 곳곳에 키네틱 플로어(Kinetic Floor)를 설치해 두었다. 공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관중들의 에너지로 직접 공유받는 것이다. 그리고 무대 한 편에 공연에 쓰일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도록 수동 전기 발전 자전거를 설치해 관객들의 협조를 끌어냈다. 이는 공연장 내 태양광 설치물, 키네틱 플로어, 전기 발전 자전거를 통해 평균 15kWh의 전력을 생산하며 C-stage 공연에 전력을 공급하고 공연 제작진이 사용하는 전화, 노트북 및 공구 충전소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무대 디자인 또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가 되었다. 재활용 강철 및 기타 지속 가능한 자원들을 우선시하였고, 경량, 저탄소 및 재사용할 수 있는 재료들의 조합으로 무대를 만들었다. 또 화물 운송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에 있는 장비, 자재 및 자원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스테이지가 순환성에 중점을 두고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투어가 끝나면 무대 건설에 사용된 자재들을 해체하여 적절하게 재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녔다. 

공연을 위해 관객들이 착용하는 LED 손목 밴드는 100% 재활용 및 생분해할 수 있는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졌다. 더욱이 재사용이 가능하여 매 공연 이후 관객으로부터 손목 밴드를 다시 수집하고 소독하는 과정을 거쳐 다음 공연에 다시 쓰인다. 이를 통해 손목 밴드의 생산량을 80%까지 줄였으며 투어 첫해 손목 밴드의 반환율은 86%에 이른다. LED 손목 밴드 생산 업체 Pixmob의 연구에 따르면 한 번의 투어에서 6.4톤의 배터리 폐기물을 감소시켰다. 

또 해로운 화학물질을 크게 줄이고 지속할 수 있는 불꽃놀이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물질들을 사용하였다. 공연 중간에 사용되는 색종이 조각은 100% 생분해성 물질로 만들어졌고 이전 투어보다 훨씬 적은 압축가스로 점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급수대 또한 팬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하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을 권장하였고 관객들 스스로 폐기물을 줄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투어에서 나온 쓰레기 중 66%는 매립지에 묻을 수 있는 형태로 배출한다. 이외에도 투어를 위해 제공된 식사 중 남은 3,770끼의 식사를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기부하였으며 사용되지 않은 73kg의 세면도구 또한 집이 없는 이들을 위해 제공되었다. 투어에서 구매할 수 있는 물품 또한 마찬가지로 가능한 경우 모든 플라스틱과 폴리에스터는 유기농 면과 같은 천연 섬유와 재활용 가능한 요소로 만들어졌다. 구매한 물건은 재활용 종이, 카드 또는 퇴비화 가능한 봉투에 담겨 제공된다. 이러한 모든 제품은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공정한 임금 및 좋은 근무 조건을 포함한 윤리적 작업 관행을 입증하는 공급업체를 통해 공급된다. 

경기장을 오가는 팬들의 이동은 직접적인 탄소배출량 계산에 포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SAP와 협력하여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월드투어앱(World Tour App)을 개발하였다. 콜드플레이는 이 앱을 통해 팬들이 저탄소 교통수단을 이용해 콘서트에 올 것을 추천한다. 저탄소 여행을 약속하는 팬에게는 할인 코드가 제공되며 이 앱 사용을 기반으로 공연을 오가는 총 탄소 발자국을 계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집한 초기 데이터에 의하면 이전 투어에 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객들의 비중이 더 높아졌고 간접 배출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EarthPercent의 창립 기부자로서 계속해서 파트너십을 맺고 일하고 있으며 투어, 음반, 출판 등의 수익의 10%를 환경 및 사회적 프로젝트와 ClientEarth, The Ocean Cleanup 및 One Tree Planted를 포함한 자선 단체에 분배하여 투자하고 있다. The Ocean Cleanup와 협력하여 해양 보존과 바닷속 해초 및 산호초 복원 관리를 지원하고 있으며 Sea Shephered의 고래, 돌고래와 같은 해양 야생동물 보호에도 많은 힘을 보태고 있다. 2021년 3월, 말레이시아의 클랑강(Klang River)에는 Ocean Cleanup과 협력하여 1대의 태양광 구동 River Intercepter를 설치한 바 있다. 이 기계는 투어의 시작 이래로 158톤의 쓰레기와 13톤의 해양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큰 성과를 이뤄냈다. 또, 짐바브웨(Zimbabwe)의 Miti Yangu 지역의 프로젝트인 My Trees Trust를 지원하며 광활한 야생 지역을 보호하여 숲 재생을 지원하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저탄소 음식을 통한 탄소배출량 감소 

음식의 탄소배출량은 사람의 탄소 발자국의 최대 20%를 차지할 수 있다. 식품의 생산뿐만 아니라 재료가 운송되는 과정과 남은 폐기물 또한 기후변화에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밴드, 승무원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은 식물성 및 고기가 없는 메뉴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또 유기농 농산물을 주재료로 이용하고 있으며 식재료 운송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역 공급업체 또는 농장에서 공급되는 것을 사용한다. 이외에도 실험실에서 재배한 합성 배양 식품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잉여 식품을 기부하기 위해 지역 푸드 뱅크와 협력하고 있다. 남은 야채 껍질 및 찌꺼기와 같은 유기 폐기물은 최대한 퇴비화하여 폐기물의 양을 최소로 하고 있다.

콜드플레이는 One Tree Planted와 협력하여 공연의 티켓이 판매될 때마다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산불이나 과도한 벌목으로 인해 삼림이 많이 훼손된 캘리포니아, 아이티, 안데스 산맥, 브라질, 루마니아 등 21개의 나라에서 산림화 프로젝트를 지원하였다. 이를 통해 건강한 산림 구조의 재건을 가속화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숲을 복원하여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이 목표이다. 2022년 6월 기준으로 관람객 1명당 5만 그루 이상의 나무들이 식재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토양 복원 프로젝트도 지원하고 있다. 토양 건강은 건강한 지구에 매우 중요하다. 토지를 재생하고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며 수백만 톤의 CO2를 격리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고대 삼림 지대는 복잡한 토양 구조로 인해 최대 80% 더 많은 탄소를 격리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삼림 지대를 직접 지원하여 유기농 농산물의 생산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단일 재배 농경으로 토지가 황폐해지는 것을 막아 토양의 자연스러운 복원력을 유지시킨다. 

4. 지속 가능한 공연을 위한 업계들의 동향 

리버브(REVERB) 

REVERB는 Z세대의 대표 스타 빌리 아일리쉬(Billie Eilish),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숀 멘더스(Shawn Mendes), 일렉트로닉 뮤직을 선도하는 오데자(ODESZA),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그 외에도 수많은 아티스트의 친환경 투어를 돕고 있는 제작단체이다. 아티스트와 축제 개최자와 협력하여 이벤트가 환경 친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음악 산업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음악가와 공연장과 협력하기도 하고 음반사, 사무실 및 스튜디오의 친환경 운동 활동 또한 지원하며 에너지 절약, 쓰레기 감축, 탄소배출량 감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친환경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음악 기후 혁명”을 내세우며 음악이라는 국경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언어로 음악 커뮤니티를 통합하여 기후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림 3> REVERB의 성과 (출처: REVERB 공식홈페이지)

REVERB는 에너지 절약의 일환으로 LED 조명 사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 설치, 에너지 효율 개선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쓰레기 감축을 위해 일회용 물병을 없애는 것부터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관광버스에 지속 가능한 바이오디젤 연료를 공급,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및 환경 기금 모금 등에 이르기까지 콘서트 및 투어에서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포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행한다. 

액션 빌리지에서는 콘서트 참석자들이 직접 그 지역 혹은 전국의 비영리단체 및 캠페인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팬들은 그 곳에 위치한 RocknRefill의 무료 급수대에서 가져온 다회용기에 물을 채울 수 있다. 2018년 아티스트 핑크(P!nk)의 Beautiful Trauma Tour에서는 UNICEF와 아동 기아 퇴치 캠페인인 No Kid Hungry 작업을 지원한 바 있다. REVERB의 현장 코디네이터가 매 공연마다 메인 부스를 설치하였고 팬들이 직접 Beautiful Trauma Action Village에서 기금 모음 캠페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으며 기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끔 촉구하였다. 

2018년에 이어 2019년, 2023년 투어까지 REVERB와 함께한 핑크는 파트너 Musically Fed와 함께 남은 음식을 지역 식량 안보기관에 기부하고, 팬들의 호텔 투숙 중 버려질 세면도구를 기부받아 지역 보호소에 제공하였다. 또 재활용 물병 회사인 Nalgene과 파트너십을 맺어 재활용 텀블러의 수익금 100%를 환경 운동 및 비영리단체에 지원하는 목표를 추가하였다. 그 결과 액션 빌리지에서 팬들이 모금한 금액은 약 7,000만원에 달하고, 약 6만 명의 팬들이 액션 빌리지의 활동에 참가하였으며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 14,000개를 아낄 수 있었다. 또 밴드와 제작진이 사용하고 남은 음식물로 만든 퇴비는 1,800kg에 달한다. 

이처럼 REVERB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직접적인 탄소배출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팬들의 행동방식의 변화를 촉구하고 세계의 환경 문제, 기아 문제, 식량 문제 등에 관심을 유도하여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더 멀리 갈 수 있는 친환경 콘서트를 개최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2022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미, 유럽, 호주에서 열렸던 빌리 아일리쉬의 “Billie’s Happier Than Ever Tour” 공연에서 Eco-Village 부스가 운영되었고 많은 팬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투어에서는 기후 기금 모금을 위한 캠페인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30일 중에 하루를 자발적으로 채식하겠다는 팬들의 약속을 모은 바 있다. 

현재 REVERB의 활동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2,000개 이상의 공연에서 100만톤 이상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1억 개의 쓰레기를 감축하는데 기여했다. 현재는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30개 이상의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REVERB는 음악 산업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통해, 공연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안슈츠 엔터테인먼트 프레젠츠(AEG Presents) 

안슈츠 엔터테인먼트 그룹(Anschutz Entertainment Group, AEG)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그 중 AEG Presents는 AEG 그룹의 공연 사업 부문으로 1996년 설립되었으며, 세계 최대의 공연 기획 및 제작 회사 중 하나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10,000개 이상의 공연을 제작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은 약 20억 달러에 달한다. 빌리 조엘(Billy Joel), 엘튼 존(Elton John),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비욘세(Beyonce), 케이티 페리(Katy Perry)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함께 했으며 2019년에는 AEG Presents KOREA를 설립하고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싸이 등 한국의 대표적인 K-pop 스타들의 공연을 제작한 바 있다. 

이런 AEG Presents는 2008년부터 글로벌 비즈니스에 지속가능성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전 세계의 수많은 공연에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메시지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공연 산업에서의 친환경적인 영향력을 촉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음악, 스포츠, 티켓팅, 부동산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고유한 플랫폼을 활용하여 지역 사회의 더 넓은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EG Presents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Stuttgart)에 위치한 Mercedes-Benz Arena 축구경기장에서 시행한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에는 LED 구동 야광봉을 재활용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각 행사가 끝나면 참석자들은 야광봉을 지정된 수거통에 쉽게 반납할 수 있으며, 내부 전담팀이 꼼꼼하게 야광봉을 분해하고 재활용을 위해 케이스를 분류한다. 그리고 LED 및 배터리의 재활용 가능성을 평가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는 폐기물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독일 및 지방 정부의 규정에 부합하는 지속가능성 전략을 따르기 위함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직원과 손님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환경 의식에 관심을 둘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기도 한다. 또한 폐기물 수집 및 처리에 관해서는 지역 내의 재활용 시설과 긴밀히 협력하여 선순환을 이끌어 내고 있다. 

2023년 2월, AEG Presents의 사업부인 골든보이스(Goldenvoice)는 캘리포니아주(State of California) 남서부 항구도시 롱비치(Long Beach)의 캘리 바이브(Cali Vibes)에서 레게 페스티벌(Reggae festival)을 활용하여 새로운 지속가능성 프로그램과 기술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환경 영향과 탄소배출량을 추적할 수 있도록 운영 방법을 개선함과 동시에 참석자들에게 지속가능한 운영의 중요성을 교육했다. 대규모 행사에서 폐기물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한 골든보이스팀은 지속가능성 회사인 Three Squares, Inc.를 고용하여 프로그램의 계획 및 실행을 감독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Three Squares팀은 현장 품목을 재사용, 기부, 퇴비화 또는 재활용하는 방안을 선택해 전체적인 폐기물 최소화 전략을 구현했으며, 또 지역 인프라를 활용하여 남은 쓰레기들을 지역의 재생 에너지 시설로 보냈다. 더불어 재사용 가능한 컵 회사인 r.Cup과 제휴하여 음료 서비스에서 일회용 컵을 교체하고, 업사이클링회사인 Rewilder과 협력하여 스크린, 현수막 등의 품목을 새로운 의류로 재활용했다. 

r.World 

친환경 혁신의 선두주자인 The Reusies가 2022년 가장 혁신적인 재사용 회사로 r.World를 꼽았다. 이 회사는 2017년에 설립되어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수백만 개의 일회용 컵과 용기를 재활용한 바 있다. 특히 r.World에서 제작한 재사용 가능한 라이브 이벤트용 컵인 r.Cup은 공연계의 일회용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공연, 이벤트 등에서 사용한 컵의 수거부터 세척, 소독, 검사, 재포장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회사의 플랫폼인 r.Turn을 이용하여 앱을 통해 간편하게 주문하고 재고를 확인하며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림 4>  재사용이 가능한 r.Cup의 모습 (출처: r.World 공식홈페이지)

현재 r.Cup은 AEG Presents의 소유인 덴버(Denver) 최고의 음악 공연장 4곳(Bluebird Theatre, Gothic Theatre, Mission Ballroom, Ogden Theatre)에 설치되었다. 이러한 장소에서 나온 수천 개의 컵이 매주 덴버의 r.Cup 공장에서 세척 및 소독된 이후 다시 배송되는데 이는 최대 300회까지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더욱이 모든 사용이 끝난 이후에도 다른 제품으로 업사이클링(upcycling)될 수 있도록 고안되어 제작되었다. 미국을 기반으로 한 비영리단체인 Upstream이 수행한 “reuse wins at events : A life-cycle analysis of reusable and single-use cups”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300개의 이벤트를 개최하는 경기장에서는 평균 540만 개의 일회용 컵을 사용하여 무려 63.75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한다고 한다. 이런 경기에서 단순히 r.Cup으로 교체했을 경우에는 1톤 미만의 폐기물이 발생하므로 1년에 무려 62톤의 폐기물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2023년 12월 6일, L.A.의 시의회는 도시에서 폐기물을 없애는 방안에 만장일치로 투표하였다. L.A.에서는 매년 약 3천만 톤의 폐기물이 발생하며, 그 중 일회용 플라스틱이 가장 큰 원인으로 밝혀졌기 때문인데 그로 인해 이후로는 도시 공연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이 금지되었다. 그 후 r.World는 공연장의 폐기물 절감에 현명한 대안으로 더욱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음악 산업의 문제점과 변화의 시작 

이러한 친환경적인 콘서트 문화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K-pop 음반이 배출하는 플라스틱이 최근 6년간 14배가 증가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음악 이용 수단 중 실물 음반 이용률은 11.7%에 불과한데 실제로 하이브가 2023년 7월 발표한 ESG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동안 앨범을 만들고 포장하는 데만 약 900여 톤에 해당하는 플라스틱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큰 논란이 되었다. 이는 케이팝의 인기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앨범 판매량이 증가한 것도 있지만 ‘앨범깡’이라는 팬덤 문화의 영향도 있다. ‘앨범깡’이란 무작위로 들어 있는 포토카드 중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혹은 앨범 1개당 팬 사인회에 갈 수 있는 응모권 1회를 부여하여 팬들의 중복 구매를 유도한다. 이 때문에 많은 양의 앨범이 쓰이지 않고 버려지는 것이다. 특히 K-pop 앨범은 소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케이스 소재와 구성품, 포토카드, 포스터, 포토북, 엽서 등 많은 상품이 결합된 채로 판매되고 있는데 이렇게 제작된 앨범은 소재로 인해 재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문제성이 대두되면서 다양한 기획사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5월, NCT DREAM의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 ‘Beatbox’를 친환경 소재로 제작했다. 이 앨범은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받은 용지와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는 콩기름 잉크, 휘발성 유기 화합물 배출이 없는 환경친화적인 자외선(UV) 코팅 등을 사용했다. 또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 정규 2집 ‘BORN PINK’를 FSC 인증 용지 및 콩기름 잉크 등을 사용해 친환경 음반으로 제작하였고 음반과 사진, 비디오를 다운받아 감상할 수 있는 ‘KIT’ 앨범을 함께 발매하였다. 이에 하이브는 2023년 7월, 방탄소년단 제이홉의 첫 번째 솔로 앨범 ‘Jack in the Box’를 위버스 앨범 형태로 발매했다. 위버스 앨범은 CD를 포함하지 않고, 디지털 음원과 뮤직비디오, 앨범 사진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CD 생산과 배송에 따른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도 JYP는 2022년 업계 최초로 RE100을 이행하면서 본격적인 ESG 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다. 

블랙핑크는 2021년 9월 18일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홍보대사로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로 임명된 바 있다. UN SDGs는 2030년까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17개의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로 구성되어있는데 특히 11번~15번까지는 지속 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조성, 지속 가능한 소비와 생산 패턴, 기후위기 대응, 해양 생태계 보전, 육상 생태계 보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블랙핑크는 홍보대사 임명 이후 유튜브 공식채널에 기후위기에 관한 영상을 올리기도 하고, 2022년 9월에는 UN의 SDGs 고위급회의에 참석하여 기후위기 대응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또 영상을 통해 국내외 많은 팬에게 당장 기후 위기를 인지하고 개인이 할 수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SDGs를 테마로 한 앨범을 발매하기도 하였으며 SDGs 관련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SDGs를 홍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림 5>  블랙핑크의 SDGs 성명 메시지 영상 (출처: UN 공식Youtube채널)

이처럼 이들의 홍보 활동은 전 세계에 SDGs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SDGs 달성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데 기여한다. 특히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를 많이 유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사회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K-pop 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데 기여하는 바도 크다. 

2023년 9월 서울에서 열린 블랙핑크 콘서트에서는 국내 최초로 탄소배출량 측정이 이루어졌다. 이틀 동안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이동 수단, 거리, 숙박 여부 등의 정보를 수집하며 무대 안팎에서 발생한 직간접적 탄소배출량을 조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3만 명의 관객 중 2,000여 명의 관객들이 조사에 참여하였고 YG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안에 이러한 수치들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에 있다고 한다. 해외에서 많은 팬들이 콘서트를 위해 몰려오는 만큼 의미 있는 첫걸음이기도 하고,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콜드플레이의 월드투어를 중심으로 친환경 월드투어의 개념과 필요성, 그리고 다양한 업계의 친환경적인 노력에 대해 살펴보았다. 크게는 공연장의 시설, 전력망에서부터 작게는 관객들이 마시는 물, 음식, 버려지는 쓰레기들의 퇴비화 과정까지, 한 공연을 만들고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설비들을 해체하고 이동시키는 마무리 과정까지의 모든 과정에서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많은 과정 속에서 다양한 업계의 협력이 필요함과 더 많은 탄소배출량을 감축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획기적인 시도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시대가 흐를수록 공연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관객들이 한 시점에 특정한 장소에 많이 모이는 핫플레이스로써 콜드플레이의 친환경 투어가 전하는 시사점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콜드플레이는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하나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모든 기록된 수치들이 실제 배출량 감소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나 탄소 상쇄나 탄소 배출권이 고려되지 않은 점을 꼽았는데, 이는 공연계의 지속 가능한 여행에 업계 표준이나 배출량 보고를 위한 표준적인 방법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드플레이는 계속해서 친환경 투어에 대해 홍보하고 있으며 1998년 세계자원연구소(WRI)와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가 공동으로 만든 GHG Protocol(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의 국제 표준 기준)과 같은 인정된 원칙을 따르고 모범적인 기준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적 변화의 흐름을 더 개선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여러 아티스트와 산업 관계자들의 노력, 그리고 관객들의 인식 변화를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는 모두의 즐겁고 행복한 여가 생활을 유지하는 힘이 될 뿐만 아니라 음악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 맹양 & 한창완 (2021.12.) 위드 코로나 시대 케이팝(K-pop) 온라인 콘서트 발전 연구. 애니메이션연구 제17권, 제4호, 통권 제60호 
  • AEG Official Website – C. Bottrill et al. (2010) Carbon soundings: greenhouse gas emissions of the UK music industry.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Vol. 5, No. 1 
  • Coldplay Official Website (2023.06.02.) Sustainability: Sustainability Update – Emissions Update https://www.coldplay.com/emissions-update/ 
  • M. Connolly et al. (2016) An economic perspective on rock concerts and climate change: Should carbon offsets compensating emissions be included in the ticket price?. Journal of Cultural Economics, Vol. 40, No. 1 
  • Music Declares Emergency (2023) Report on the carbon footprint of Swiss music festivals 2022 – Pixmob Official Website 
  • Popular Science Official Website: Environment > Sustainability 
  • How musicians like Radiohead and Massive Attack are making their tours less stressful on the environment 
  • REVERB Official Website 
  • r.World Official Website 
  • Upstream Official Website: Reuse Wins at Events 
  • A life-cycle analysis of reusable and single-use cups 
  • Vkind Official Website: Billie Eilish Putting Climate Action at Forefront of World Tour 
  • 데일리안 (2023.09.15.) 케이팝 날자 덩달아 뛰는 굿즈 시장…폭발적 성장 뒤의 그림자 
  • 매일경제 (2022.06.16.) JYP엔터, 업계 최초 RE100 이행…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 받았다. 
  • 매일경제 (2023.10.27.) 블랙핑크도 그린으로…K팝, 멋진데 착하기까지! 
  • 비즈니스포스트 (2022.11.15.) K-팝 선한 영향력 글로벌로, 케이팝포플래닛 탄소중립을 외치다. 
  • 한겨레 (2022.04.21.) ‘처치 곤란’ 케이팝 앨범 8천장, 연예기획사 되돌아간 까닭은? 
  • 한겨레 (2022.09.22.) 블랙핑크, 유엔에서 “기후위기, 꾸물거릴 시간 없어…지금 당장 함께해야” 
  • 10ASIA (2022.09.21.) 블랙핑크, ‘UN SDG Moment’서 “기후 위기 당장 함께 해야“ 강단 있는 메시지 
  • AV Magazine (2023.04.12.) Panther speakers make Sheeran and Bublé’s tours greener 
  • BBC (2019.11.21.) Coldplay to pause touring until concerts are ‘environmentally beneficial’ 
  • DHL Official Website (2022.07.19.) Press: DHL, 콜드플레이와 협력해 지속가능한 월드투어 진행 
  • EEPower (2023.11.26.) Renewables, Audience Energy Literally Powering Coldplay Summer Concert Tour 
  • ESG경제 (2023.10.24.) K팝, 플라스틱 앨범 폐기물 양산…”친환경으로 전환 시급” 
  • Rolling Stone UK (2022.01.05.) Ed Sheeran reveals plans to tour in an electric campervan 
  • Sappi Graphic Papers (2022.08.05.) Why pop stars are like the paper industry when it comes to planting trees 
  • Sustainability Magazine (2023.07.11.) Coldplay work towards net zero on sustainable tour 
  • Tyndall Centre for Climate Change Research (2019.11.28.) Tyndall Centre Manchester creates plans for zero carbon conce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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