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포츠·축구 산업계의 탄소중립
기후변화가 스포츠·축구 산업계에 끼치는 영향
오늘날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데 국제적인 차원의 노력이 불가피해졌다. 1992년 6월 체결된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고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동의한 협약이다. 이 가운데 ‘UN 스포츠 기후 행동 협정(UN Sports for Climate Action Framework)’은 스포츠단체들의 친환경 활동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출범했다. 이 협정은 스포츠 단체가 조직 및 대회 운영에 있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스포츠 팬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며, 나아가 스포츠 팬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는 IOC, FIFA, UEFA 등 국제스포츠기구와 미국 프로농구(NBA), 미국 풋볼리그(NF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LA LIGA) 등 프로스포츠리그, 유벤투스, PSG, 리버풀, 뉴욕 양키스 등 프로구단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248개의 세계적인 스포츠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여가생활로 경기장을 주로 찾지만 기후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경기장을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빗대어 표현한다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다. 경기가 열리는 동안 폭풍과 홍수와 같은 기후 관련 재난으로 인해 5,000명 이상의 이민자가 발생한다. 경기장에 비교하자면, 세계는 매 초마다 경기장 그라운드에 사용되는 나무 덮개 하나를 잃는다. 이는 경기가 끝날 때쯤이면 전 세계적으로 약 5,400개 만큼이 손실되는 양이다. 우리가 경기장을 찾는 시간에 지구의 다른 쪽에서는 수천 명의 이민자와 자원을 잃고 있는 것이다.
축구 산업계의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
축구 산업계는 더 큰 위험을 막고 지속적인 축구 문화를 구축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풋볼포퓨처(Football For Future, FFF)라는 기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축구 경기 내에서 환경적으로 더욱 지속가능한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기후과학자, 지속 가능 환경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축구 산업계의 이해관계자에게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 문화 및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역량을 부여해 주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축구계가 가진 기존의 문화에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지구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리고 협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므로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환경적,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모두가 협력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풋볼포퓨처의 활동 범위는 매우 넓고 다양하다. 축구계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영국 정부 정책을 언급하는 것부터 여러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아카데미와 협력하여 기후변화와 자연과학의 기초에 대한 교육을 하며 차세대 역량 강화를 도모하기도 한다. 특히 축구의 가장 큰 무대인 월드컵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도록 개최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가장 많은 탄소발자국이 발생하며 이는 주로 경기장 신축을 위한 고탄소 건축 자재 사용과 수백만 명의 해외 방문객 유치로 인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점을 해결하기 위해 풋볼포퓨처는 장기적으로 필요하지 않으면 새로운 건축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무건축 월드컵을 지향하고 있다. 하나의 대안으로 ‘드래그 앤 드롭(Drag and Drop)’ 경기장을 제시했는데, 이는 일명 ‘분리형’ 경기장으로 월드컵 기간 동안 사용된 경기장을 분해하고, 다른 대회 개최를 위해 다른 장소에 재건을 하는 것이다. 이는 지구 반대편에서 몇 년 간격으로 같은 경기장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물리적인 방법 외에도 월드컵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계산하는 일관된 접근법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각 대회는 서로 다른 접근법과 다른 내용을 포함하기 때문에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비교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 이와 관련된 사례로 2022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된 탄소 배출량은 무려 아이슬란드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 360만 톤인 것으로 추산됐다. 비영리 단체인 카본마켓워치(Carbon Market Watch)는 영구적인 새 경기장 건설과 관련된 배출량이 과소계산되었기 때문에 360만 톤은 과소평가된 수치라는 주장을 하며 실제로 이보다 더 많은 탄소가 배출됐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풋볼포퓨쳐는 월드컵 개최의 기본 기준으로 탄소 배출량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은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시작하는데 FIFA는 평가 보고서에서 채점 기준 전체에서 환경을 크게 무시하여 교통 분야를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최종 평가를 내린다. 그러므로 입찰 과정에서부터 탄소 발생을 고려 사항으로 포함시켜 방문객의 국제 여행 및 건설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환경적 영향을 실제로 다루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월드컵이라는 보편적 플랫폼을 활용하여 전 세계적으로 기후 인식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넷제로 사회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다. 오늘날 모든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후변화이기에 지구인이 하나가 되는 월드컵 시즌에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 명소인 축구 경기장의 친환경적 운영은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2. 프리미어리그 가장 친환경적인 경기장
가장 인기있는 영국 축구계의 생존을 위한 탄소중립
스포츠 경기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종목과 리그를 생각하면 쉽게 영국의 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가 떠오른다. 오래된 축구 역사를 가지고 있고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를 얻고 있지만 그 명성이 오래된 만큼 경기장의 지리적 위치, 노후화 등의 시설 여건은 기후변화에 취약점으로 남게 되었다. 2014년에 영국의 잔디 경기장은 악천후로 인해 시즌당 평균 5주 동안 손실을 입었고, 경기장의 3분의 1이 시즌당 2~3개월 정도 기간의 손실을 보았다. 2015/16 시즌에는 악천후로 인해 20개 이상의 축구 리그 경기가 취소되었다. 잉글랜드 칼라일을 연고로 하는 칼라일 유나이티드 구단은 태풍 데스몬드(Desmond)에 의해 거의 £200,000(한화 약 3억 원)의 비용으로 49일 동안 홈그라운드를 사용하지 못했다. 또한, 2020년 2월, 태풍 시아라(Ciara)로 인해 프리미어리그 경기 1경기와 여자 슈퍼 리그 경기 6경기가 취소되었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 축구장의 4분의 1이 향후 30년 동안 홍수 위험에 처해 있다. 첼시의 스탬포드 브릿지, 웨스트햄의 올림픽 스타디움, 사우스햄스턴의 세인트 메리스, 노리치의 캐로우 로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헐 시티와 카디프 시티의 경기장은 2050년까지 완전히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되므로 더욱 위험하다. 현재 프리미어리그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마케팅적 차원이 아닌 구단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으로 다가온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 속한 구단들은 이미 생존을 위해 그리고 지속가능한 축구 경기를 위해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친환경적인 행보를 보이고 그린핫플로 명소인 곳이 있다.
그린핫플로 유명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유럽 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 구단에는 62,8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런던 최대 규모이자 가장 친환경적인 경기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있다. 2019년 4월 개장한 경기장은 런던의 활기찬 스트리트 푸드 문화를 벤치마킹한 60개 이상의 음식 및 음료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경기장을 방문한 팬들은 채식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중 경기장 내의 마켓 플레이스에 위치해 있는 유럽에서 가장 긴 바(bar)인 골라인(The Goal Line)은 꼭 방문해 봐야 할 핫플이다.
매년 약 200만 명의 방문객이 방문하는 경기장에는 스타디움 투어와 더 데어 스카이워크(The Dare Skywalk)를 포함한 방문객 명소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콘퍼런스 및 이벤트 시설을 갖고 있다. 구단은 관람객들이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친환경 정책들을 펼치고 있는데, 경기장의 전기 공급은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며 폐기물 매립 제로 정책, 재사용 가능한 맥주잔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자가용 외의 다양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구단 중 독보적인 행보
세계 최초 넷제로 축구 경기 개최
게임제로(Game Zero)는 2021년 9월 19일 슈퍼선데이에 토트넘이 첼시를 상대로 한 세계 최초의 넷제로 메이저 축구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넷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Sky와 토트넘은 경기의 전력 공급에 사용되는 에너지, 팬과 구단 모두를 위한 경기장 왕복 이동, 경기장 내의 음식 등 경기 날 활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은 게임제로를 통해 팬들의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생활방식을 바꿀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방법을 제공하는 데 의의를 가진다. 게임제로 경기에서 탄소배출량을 감소한 방법은 다음과 같으며, 이러한 경기 개최를 목표로 설정함과 동시에 팬들에게 탄소배출량을 줄이도록 영감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남은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스카이는 탄소중립 및 기후금융 분야의 선도적인 전문가이자 장기 파트너인 Natural Capital Partners와 협력하여 동아프리카에서 재조림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소작농이 자신의 땅에서 자라는 나무를 조달, 재배,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나무가 자라면서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농민에게 자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실질적인 넷제로를 달성하였다. 또한 토트넘 홋스퍼 선수였던 다빈손산체스는 이 당시 로우랜드 힐너서리 스쿨(Rowland Hill Nursery School)이라는 영국 런던의 유아원의 어린이들과 함께 나무 심기 행사에 참여하여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인근 녹지 공간에 구단과 스카이가 기부한 나무를 심는 일을 도왔다. 이는 구단 차원에서 넷제로 노력을 위한 활동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을 지원한다는 구단의 핵심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
게임제로 경기에 선보인 조치 중 어느 것도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주최 측에서는 계속해서 모든 운영을 평가하고 구단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을 강구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 첫발을 뗀 행사로 좋은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전 세계 축구 클럽, 스포츠 단체, 운동선수 및 팬이 탄소 배출로 인한 환경 영향을 줄이도록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리그 지속가능성 순위 1위
토트넘 홋스퍼는 UN이 지원하고 스포츠 포지티브(Sport Positive)가 제작, BBC 스포츠가 발행하는 프리미어리그 지속가능성 순위에서 4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스포츠 포지티브는 모든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주요 환경 지속가능성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는데 클럽 운영에서 전략적으로 활동하고 정책을 수립하며 팬, 직원 및 선수들을 참여시키고 있는 클럽에게 더 많은 점수가 부여한다. 여기서 토트넘 홋스퍼는 리버풀과 함께 24점 중 23점을 획득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개인, 기업, 학교 및 기타 조직에 1년 안에 배출량을 10% 줄일 것을 요구하는 10:10 이니셔티브의 창립 멤버이며 2009년 시행 이후 활동하면서 지금의 구단 정책이 마련되었다. 모든 운영 수준에서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구단 전체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된 이니셔티브와 기술을 수용하고 있으며 직원, 공급업체 및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
경기장 전반에 걸친 친환경 운영
관람객의 쓰레기통 분리배출
토트넘 홋스퍼는 가능한 구단 전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사용 가능한 음료 컵을 이용해 ‘매립 쓰레기 제로’ 폐기물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폐기물을 처리할 때 알맞은 쓰레기통을 선택하기만 하면 모든 폐기물이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기장 전체에 걸쳐 각 위치에 두 개의 다른 통이 설치되어 있다. 하나는 일반쓰레기통, 다른 하나는 건식 혼합(Dry Mixed) 재활용통인데 여기에는 빈 플라스틱 및 유리병, 빈 깡통, 종이, 소판지를 버릴 수 있다. 이 경우 남은 음식이나 액체가 들어 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남은 음식물을 포함한 다른 모든 폐기물은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이 과정을 최대한 간소화하면서 올바른 쓰레기통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원이 근처에 있으니 올바르게 버리고 있는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경기가 끝나면 건식 혼합 재활용통은 에드먼턴 지역에 있는 자재재활용시설로 옮겨져 폐기물을 분리하고 품질 좋은 단일 자재를 생산한 다음 포장 및 재처리되어 이를 취급하는 회사로 보내진다. 만약 건식 혼합 재활용통에 일반 쓰레기를 버린다면 분류 및 용도 변경 과정이 불가능해지므로 올바른 쓰레기통을 이용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경기장 내의 폐기물 처리를 도울 수 있으며 더욱 지속가능한 경기장으로 만드는데 협력할 수 있는 것이다. 경기에서 남은 음식은 런던의 자선단체인 펠릭스 프로젝트(The Felix Project)에 기부되어 런던 내 빈곤 가정 아이들에게 음식을 기부함으로써 자체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다.
100% 재사용하는 플라스틱 컵
구단은 운영 전반에 걸쳐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용하는 제품이 수명을 다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구단은 일반 구역 전체에 재사용컵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 제조업체인 베이스플로우(Base-Flow), 리유저블 컴퍼니(Reusable Cup Company)와 협력하여 베이스플로우는 경기장 전체에 맥주 컵을 제공하고, 리유저블 컵 컴퍼니(Resuable Cup Company)는 다른 모든 음료 종류의 컵을 제공한다. 관람객이 음료를 다 마신 후 컵을 폐기해야 하는 맞춤형 통은 재활용통에 받침대로 받쳐놓아져 있다. 컵은 경기가 끝난 후 회수하여 현장에서 꺼내어 세척한 후 다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경기 날 제공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다.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스코프 2 배출량 0 달성
토트넘 홋스퍼는 재생에너지 사용인증서(REGO) 및 브룩그린(런던의 에너지 공급업체)가 경기장에 제공하는 100% 인증된 재생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스코프 2 배출량 제로를 달성했다. 건물 설계에 있어서는 단열, 태양열 차단, 건물 벽면 열 성능을 높여 추가적인 에너지 사용을 줄였다. 이로 인한 경기장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년 전에 지어진 경기장보다 약 50% 적었고 이제는 건축 규정 기준의 22%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트레이닝 센터 전체에 걸쳐 75m2 면적의 태양광 패널과 공기 열원 히트 펌프 등의 재생에너지 개발 및 공급을 위한 기술을 적용했다.
지속가능한 교통수단 이용 권장
앞서 말했듯이 경기장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의 대부분은 스코프 3에 해당하는데, 그중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 팬의 방문이다. 한 번에 몇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의 특성상 팬들이 오고 가는 교통수단을 친환경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팬들을 위해 서비스 개선, 새로운 셔틀버스 및 지역 서비스, 보행자를 위한 더 나은 정보, 실시간 여행 정보, 명확한 전광판 안내 및 정기적인 교통정보 업데이트를 하고 있으며, 경기 당일 프로그램에 한 해 팬들에게 직접 제공된다.
최근에는 경기일에 자가용을 이용하는 팬이 23% 이하(즉, 14,250명)로 클럽의 목표 달성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단은 경기장 주변에 새로운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하고 팬들에게 경기일에 자전거를 타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전기차를 타고 오는 관람객을 위한 전기차 충전소는 경기장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탄소 배출 제로인 음식이 가능한 이유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배달되는 모든 음식은 탄소 배출이 없다고 한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구단은 레이놀즈(Reynolds)와 협력하여 태양열로 작동하는 트랙터 장비를 구비한 전기 냉장 트레일러로 배달된다. 경기 날이 아닐 때는 더엠(The M)을 포함한 음식점의 모든 메뉴에는 채식주의자 및 비건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경기 날에 제공된다는 일명 ‘비건 매치데이 식품’에는 비트루트버거, 두부카츠카레, 핫잭프루트 샌드위치 등이 제공되고 있다.
또한 가능하면 모든 식품의 원재료는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공급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음식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것 또한 못지않게 중요하다. 경기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50마일도 채 떨어지지 않은 Wicks Manor 농장의 돼지들에게 먹이를 주는데 사용되고, 이 돼지들은 구단이 제공하는 돼지고기 제품에 사용되는 방식으로 자원순환을 실행하고 있다. 쌀 같은 경우는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쌀을 생산한 국제 브랜드인 리소 갈로(Riso Gallo)에게 공급받고 있다.
생태 환경 구축
경기장을 방문할 때 경기장 주변을 걸어본 적이 있는 팬들은 경기장의 생태친화적인 환경을 느낄 수 있다. 구단은 몇 년 전 경기장을 건설하기 앞서 경기장 부지에 대한 상세한 생태조사를 실시하여 여러 기준선을 설정하였다. 이 지역은 건물, 땅, 스탠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활 편의시설로는 일부 잔디 지역과 고르게 배치되어 있는 반숙성 및 다 자란 나무들이 있다. 건물과 나무는 일반적으로 박쥐와 새들에게 은신처가 되면서 동시에 번식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경기장 내 부지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휴식처 및 둥지 기능을 하고 있다. 서식 생물로는 황조롱이, 찌르레기, 칼새 그리고 도시 환경에서 흔히 발견되는 다양한 다른 조류 종들을 포함하여 지역적으로 중요한 다양한 종들을 아우르고 있다.
3.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기후행동
토트넘 홋스퍼를 포함한 다른 구단들 대부분이 참가하고 있는 레이스투제로(Race To Zero)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4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작년 COP26에서 시작되었으며 기업, 도시, 지역, 금융 및 교육 기관을 포함한 기후 활동가들을 결집하여 분명한 목표를 세운 뒤 실행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는 2021년 1월 레이스투제로에 참여하여 전 방면에서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하였으며 협정에 따라 행동 원칙을 세웠다.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목표를 설정했고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스코프 3 배출량 측정에 주력을 두며 어떤 부문에서 탄소가 가장 많이 나오는지 파악하고 어떤 식으로 탄소를 감축할 것인지 계획하고 있다. 리버풀은 온라인으로 경기를 시청할 경우 사용되는 에너지양을 측정한다. 구단은 콘텐츠 하나를 한 시간 시청할 경우 탄소 55g이 배출된다고 말하며 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 중이라고 한다. 특히 경기장에 900그루 이상의 나무, 울타리, 덤불, 야생화 등을 심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안필드 구단은 앞으로 탄소배출량을 80%까지 줄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맨시티는 건설·공사 작업 시 발생하는 탄소량과 경기 당일 구장에서 경호를 서는 경찰관 수, 경찰 차량 등이 배출한 탄소량도 추적한다. 울버햄튼은 수자원 사용 시 배출된 탄소량을 계산한다. 아스널 FC, 아스톤빌라 FC 등도 향후 밸류체인 전체 탄소 배출량을 공개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다.
4. 축구 산업계에 주는 시사점
세계적인 관광 명소 중에서도 축구와 기후변화와의 관련성은 매우 큰 시사점을 가진다. 축구 산업계 그리고 유럽 축구리그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지구를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들과 팬들이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들을 사례로 가져와 살펴보았다. 프리미어리그 구단 중에서도 가장 친환경적인 구단으로 손꼽히는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소개하면서 구단의 녹색 전환을 위한 노력을 알아보았다. 그중에서도 구단의 핵심 정책은 타 구단도 벤치마킹해도 될 만큼 환경친화적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넷제로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눈에 띄는데, 스타디움 주변을 녹색 부지로 만들고 산림을 조성함으로써 스타디움 자체에서 어쩔 수 없이 배출되는 탄소에 대해 이를 상쇄하려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그 점이다. 실제로 숲은 생물 다양성에 매우 중요하고 우리 모두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되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토트넘 구단이 업계를 선도하며 경기장을 친환경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다른 프리미어구단, 타 유럽 축구 구단 및 각국을 대표하는 축구 구단과 관련 협회들에서 관심을 가지고 제도적으로 시행한다면 머지않아 축구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그린 명소를 직접 체감할 수 있을 것이며 팬들 스스로도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세계의 주요 축구 구단뿐만 아니라 각 나라를 대표하는 축구 구단까지 이들이 경기장을 운영하면서 팬들에게 환경적인 이슈에 대해 꾸준히 알리고 인식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감을 갖고 스피커 역할을 한다면 세계인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본다면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에도 영향을 끼쳐 FIFA가 개최지를 선정하는데 환경적 영향을 우선시하는 평가항목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각국에서도 월드컵 유치를 위해 자국의 경제적 효과보다는 어떻게 하면 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노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의 장이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참고문헌
- Base-Flow Official Website: Cup Wash and Management Service
- Football For Future Official Website: Mission
- Reusable Cup Company Official Website
- Sky Group Official Website: Game Zero
- Tottenham Hotspur Official Website: The Stadium > Sustainability – Passionate About Our Planet
- 조선미디어 더나은미래 (2023.06.07.) 탄소추적 나선 EPL 구단들… 직관 팬 교통수단부터 TV 시청 전력량까지 측정
- ESG경제 (2023.10.10.) ‘2030 월드컵’개최국 늘린 FIFA, 환경 피해 논란 진화에 진땀
- Football For Future Official Blog (2022.11.29.) FFF Visions: An Environmentally Sustainable World Cup
- Tottenham Hotspur Official Website (2021.12.01.) News – Game Zero achieves net zero carbon status
함께 보면 좋은 자료들: 글로벌 탄소중립 관광명소 10: ‘그린 핫플’을 찾아라!
- 지구가 없으면 테니스도 없다: 윔블던 챔피언십(The Championships, Wimbledon)
- 미래를 꿈꾸는 예술의 거리: 브로드웨이(Broadway)
- 친환경적인 월드투어, 문화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콜드플레이(Coldplay) ‘월드투어’
- 녹색 놀이공원, 월트 디즈니 월드: 플로리다 매직킹덤
- 친환경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와 최초의 역사를 쓰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 베네치아를 침몰로부터 구하려는 이탈리아의 고군분투: 기후적응 대표 관광도시
- ESG 가치를 실천하며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려가는 타워: 도쿄 스카이트리
- 호주 문화·예술 공간의 녹색전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 지속가능한 올림픽과 에펠탑: 2024 파리올림픽과 에펠탑(Eiffel T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