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강원도 예비사회적기업인 친환경문화기획사 ‘빛나르고’ 정미현 대표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성한 글입니다.

(제공: 예비사회적기업 ‘빛나르고’)
본인 소개와 함께 ‘빛나르고’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빛나르고’ 대표 정미현입니다. ‘빛나르고’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변화의 빛을 나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 미션을 가지고, 변화의 빛을 나르는 사회혁신문화기획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보통의 문화기획사지만, 앞에 사회혁신을 붙여 사회혁신문화기획사라고 한 이유는, 그냥 단순한 주제를 가진 기획이 아닌, 사회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기획들을 하고 싶어서에요. 저희가 말하는 ‘빛’은(‘빛나르고’에서의 ‘빛’) ‘변화’라고 정의를 했어요. 작게는 저희가 사는 동네나 지역, 넓게는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2021년 5월에 해양정화활동, 쓰레기 줍는 비치클린단체로 시작을 했어요. 단체도 아니고, 비치클린하는 커뮤니티로 3명이 모여 시작을 했고, 그 커뮤니티가 ‘쓰담속초’라는 단체로 이어지다가, 비영리로 지역사회에서 활동해 온 ‘쓰담속초’의 움직임이 지속되어면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으로 2022년 8월에 창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친환경문화기획’이라는 사업모델로 강원도 창의혁신형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되었습니다.
문화기획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친환경’이라는 시작의 뿌리에 문화예술이 결합된 거군요.
네, 저희는 처음에 창업할 때도 초기아이템이 ‘환경교육’이었어요. 앉아서 하는 교육이 아니라, 직접 나가서 쓰레기를 줍고 발견하고 관찰하는 체험형 교육을 계속 개발하고 저희도 공부를 하면서 활동을 이어왔어요. 근데 교육을 하다보니까,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고, 그게 어른들에게까지 이어지는 것도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할 수 있는(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행사가 되었어요. 교육에서 반나절, 그리고 하루 동안 하는 행사로 확장되어 온 거죠. 지금은 이렇게 축제까지 기획하게 된 거고요.
‘빛나르고’가 속초시의 친환경 축제 기획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배경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처음 ‘쓰담속초’라는 이름으로 비영리 단체 활동을 시작할 때, 주로 플로깅 활동을 진행했어요. 저희는 이를 ‘쓰레기를 담다’는 의미에서 ‘쓰담’이라고 불렀죠. 그때 쓰담 행사에 참여하셨던 팀장님이 이후 관광과로 이동하시게 되었고, 해변 축제를 다시 시작하면서 ‘친환경’과 ‘웰니스’를 주요 주제로 다뤄보고 싶다면서 함께 하자고 요청해주셨습니다. 당시 속초시는 탄소중립 선도도시를 선포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고, 친환경이라는 키워드에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시기였어요. 저희는 이미 바다와 익숙한 관계를 맺으며 해변 쓰레기를 줍고, 이를 기반으로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는 활동을 이어왔기 때문에, 해변 축제와 관련한 친환경 행사를 기획하는 데 강점이 있었습니다. 사실 ‘쓰담속초’로 활동할 때는 청년 중심의 소규모 비영리 단체로 시작했기 때문에, 이런 친환경 문화 콘텐츠를 작게 운영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시 차원에서 이런 활동을 대규모 축제로 확대할 기회를 주셔서 저희로서는 정말 뜻깊고 즐거운 도전이었죠. 환경에 대해 대놓고 이야기하고, 이를 콘텐츠로 풀어낼 수 있는 귀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속초썸머페스티벌(속초 에코바캉스)’에서 어떤 활동을 담당하시고 운영하셨나요? 특히, 환경 보호와 관련하여 어떤 문화적 접근을 시도하셨는지 설명해 주세요.
속초는 산, 바다, 호수가 모두 있는 도시로, 자연을 보존하는 활동에 큰 의미를 두고 다양한 문화적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저희의 모토는 ‘환경을 재밌고 유쾌하게 전하자’였고, 이 목표는 사람들이 친환경 활동에 대해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첫 번째 문턱을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쓰레기 줍기 활동은 처음 시작할 때 어려움이 있지만, 한 번 해보면 자연스러워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환경 문제는 종종 심각하고 무겁게 다뤄지는데, 이를 문화와 예술을 통해 풀어나가자는 취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속초는 관광 도시이기 때문에 시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환경 보호 활동을 만들어가고자 했습니다. 지역 작가들과 협업하여 쓰레기를 활용한 전시를 열거나, 쓰레기를 주운 사람들에게 굿즈를 선물로 제공하는 상점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사람들이 즐겁게 참여하면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데 큰 효과를 보았습니다. 즐거운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속초 에코바캉스의 친환경 체험존은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나요? 또한, 이 축제가 다른 축제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속초 에코바캉스 친환경 체험존은 참여자들에게 환경 보호를 즐겁고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행사장은 버려진 자원을 활용해 환경 문제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방식으로 구성했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폐파레트를 이용해 울타리를 만들고, 양양의 버려진 서핑보드를 그림으로 장식하여 세우거나, 바닥에서 주운 유목과 부표로 입구를 꾸몄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행사장을 둘러보면서 직관적으로 “이것들이 버려진 자원으로 만들어졌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제공: 예비사회적기업 ‘빛나르고’)
체험존에서는 폐자원을 업사이클링하는 활동들이 포함되었습니다. 속초 최초로 병뚜껑을 업사이클링하는 부스를 열었고, 참가자들이 병뚜껑이나 폭죽의 탄피를 가져오면, 이를 녹여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을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캠페인 형식으로 교육적인 요소도 포함되어, 탄피 문제와 같은 바다 환경의 이슈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즐거운 보물 찾기처럼 탄피를 찾는 활동을 통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제공: 예비사회적기업 ‘빛나르고’)
또한, 자가발전 자전거를 통해 참가자들이 직접 페달을 돌려 전기를 생성하고, 이 전기로 선풍기나 비눗방울을 만들어보는 놀이도 있었으며, 인생네컷 소품으로 바다에서 주운 부표를 색칠하여 찍을 수 있도록 활용했습니다.

(제공: 예비사회적기업 ‘빛나르고’)
기존의 친환경 축제들이 환경을 생각하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면, 저희는 실제 버려진 폐자원과 해양 쓰레기를 직접 활용하여 축제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2-3년간 모은 해양 쓰레기를 전시 오브제로 활용하거나, 바다 유리를 주워 색을 칠하거나 조각으로 붙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환경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추가하여, 축제 참여자들이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새벽 쓰레기 줍기 활동, 즉흥 춤과 러닝, 웰니스 프로그램 등이 포함되어 환경을 즐겁게 경험하며 배우는 축제의 특징이 돋보였습니다.
프로그램 운영 시, 참가자들이 직접적으로 탄소감축에 기여할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이었나요?
일단 마켓이 없었습니다. 뭔가를 사가거나 쓰레기가 발생할 수 있는 부스들이 없었기 때문에 쓰레기 발생양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나온 쓰레기의 경우, 단체 쓰레기는 6일 동안 모아서 카운트했고, 카운트 한 양은 34kg 정도였습니다. 업사이클링 기법은 앞서 언급을 했듯, 버려지는 것들이나 어차피 버릴 수 밖에 없는 것들에 파레트, 부표, 서핑보드 등을 활용했고, 부표나 파레트 등은 아직도 사용하고 있어요. 심지어, 행사 때마다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행사 때 쓰고 버려지는 것들이 진짜 많아서, 계속해서 순환시키고 활용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참여 자체로 탄소감축에 기여하실 수 있게 탄소중립을 위한 메커니즘을 구성했습니다.

(제공: 예비사회적기업 ‘빛나르고’)
참가자들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었나요?
속초 에코바캉스와 수제맥주 축제에서는 다양한 방안을 통해 참여를 촉진했습니다.
첫째, 자연스럽게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축제장 구성이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속초 해변이 메인 해변이기도 하고, 축제 시즌에 해수욕장이 가장 활발한 시기여서 많은 관광객들이 우연히 축제에 참여했습니다. 행사장 자체를 이국적인 느낌으로 꾸며, 축제에 대한 호기심을 유도했고, 사진 촬영과 인생네컷 같은 요소들이 방문을 유도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다가도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사전 예약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웰니스 3종 프로그램인 새벽 쓰담, 새벽 러닝, 해변 달리기, 즉흥 움직임 명상을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여 인원을 확보했습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참여자들이 환경 활동과 웰니스 프로그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셋째,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활동이었습니다. 특히 ‘쓰담속초’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했습니다. 많은 가족 단위의 참가자들이 병뚜껑이나 탄피를 주워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쓰담속초’에 참여한 분들은 시간이 되면 계속해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어 축제와 환경 활동의 연결이 강화되었습니다.
환경 주제를 마주했을 때, 여행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참여자들이 ‘환경’이라는 주제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환경을 주제로 한 축제를 기획할 때, 교육적인 접근보다는 자연스럽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래서 환경 문제를 직접적으로 캠페인 형식으로 다루거나 부스를 통해 설명하는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어, 프레셔 플라스틱 부스에서 병뚜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탄소배출이나 환경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강요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축제의 일부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관광객들이 오셨을 때, 특별히 교육적이거나 캠페인적인 분위기보다는 그냥 ‘축제의 하나의 요소’로 즐기신 것 같아요. 즉, 환경에 대한 주제가 축제의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참여자들이 부담 없이 즐기면서도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 큰 효과를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이 ‘친환경’이라는 단어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비중이 많다는 연구결과를 보았는데, 환경 요소를 축제에 녹여내는 과정에서도 피로감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기획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환경 관련 행사들은 많이 경험했지만, 축제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관에서 주최하는 축제였고, 친환경 요소는 포함되었지만 친환경을 주제로 한 축제는 아니었습니다. 축제의 주제는 주로 해변 액티비티나 웰니스와 같은 쪽에 가까웠고, 그 사이에서 어떻게 적절하게 환경적인 요소를 녹여낼 것인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초반에는 기획했던 것들 중 실제로 실행할 수 없었던 부분들이 많았고, 그 안에서 실현 가능한 친환경 요소들을 선택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기획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예산과 안전, 그리고 행사 규모에 맞는 타협을 해야 했다는 점입니다. 완전히 친환경적인 축제를 기획한다고 하면 제약이 너무 많아져서, 어느 정도 타협을 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점차 환경에 해가 덜 되는 방향으로 조정해 나갔고, 그런 과정들이 올해 벚꽃 축제에서도 잘 적용되었습니다. 벚꽃 축제에서는 버려진 자원들을 활용하여 축제에 적용해 보았는데, 그 경험 덕분에 환경적인 요소를 축제에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데 한층 더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제공: 예비사회적기업 ‘빛나르고’)
속초의 친환경 축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개선할 점이나 추가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친환경 축제를 기획하는 팀으로써, 타협할 수 “없는” 것들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여러가지 조건 때문에 환경에 대한 가치들이 밀린다는 걸 느꼈습니다.
저희가 제일 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축제와 관련하여 분리배출을 담당하는 인원을 따로 두는 것입니다. 청소업체 등에서 쓰레기를 무조건 구분하여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축제장 안에서 캠페인처럼 알려주기도 하고 분리 방법이나 세척 방법 등을 안내해주는 인원을 따로 배치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 우리만의 차별점으로 가져가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사실 초반에 항상 준비했다가 마지막에 빠졌던 기획인데, 예산이 엄청 타이트하다 보니까 인력 한 명을 폐기물 관리 인력으로만 빼는 게 운영 측면에서 부담이긴 했습니다. 근데 저희의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양보하지 않는 요소로 설정하고 싶다는 것에 팀 내에서도 합의가 있었고, 다음 축제에서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 관(속초시)과도 잘 소통해서 실현해보고 싶습니다.
저희 팀원이 세부 방콕 여행을 다녀왔는데, 거기 축제가 엄청 깔끔하게 진행된다고 하더라고요. 축제 요소는 되게 비슷했는데 축제장이 너무 깔끔하게 정돈되고 관리되고 분리배출 구역마다 사람이 담당하고 있다는 거에요 (전문적인 옷을 입고). 그런 느낌으로 저희도 해보려고 합니다. 트레져버스터즈도 주황색 옷을 입고 막 하는데, 트렌디해 보이고 사람들의 호감을 사잖아요? 그런 식으로 분리배출 영역을 바꿔보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먹거리나 마켓을 운영하면 쓰레기를 담당할 수가 없을 만큼 나오거든요.
‘빛나르고’의 운영 사례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한다고 하면 어떤 조언을 해주시고 싶으신가요?
저희가 감히 조언을 할 순 없고(웃음), 저희도 환경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린워싱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 또 외부에서 그렇게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하고 있어요. 저희가 잘 지킨다고 해도 외부에서도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고 저희 안에서 타협해버릴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평가서를 작성할 때, 최대한 보수적으로 하려고 하기는 해요. 작은 부분부터 바꿔나가려고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많은 것들을 바꾸지 못하더라도 작은 부분을 제대로 바꿔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른 지역에서 친환경 축제를 하게 된다면 겉핥기 식의 “이걸 썼으니까 친환경 축제야” 라고 하지 않게 되도록 신경을 쓰면 좋겠어요. 저희도 늘 조심하게 되는 부분이 그 부분이거든요. 거창하게 못 바꾸더라도, 한 가지 만이라도 제대로 성과를 내면 좋겠습니다. 부스 하나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그 이후엔 영역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도 생기지 않을까요? 이게 성공적이면 다음에는 다른 거까지 해보자 하는 발판이 될 수 있으니까 저희도 그런 스텝을 밟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도전 과제는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그 도전이 조직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듣고 싶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에코바캉스를 진행했을 때입니다. 이는 저희에게 엄청난 도전이었고, 기업의 방향성도 확장된 시기였기 때문에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에코바캉스를 통해 저희는 속초, 양양, 고성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지역 관공서에서도 저희를 그런 일을 하는 기업으로 인정해주시고 불러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고성 명파마을 축제에서 예술가들의 패스타를 맡게 되었을 때, 고성문화재단에서 “빛나르고, 하고 싶은 거 다 해봐라”고 말씀해 주셔서 그때부터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도전은 친환경 축제장 조성을 시도한 점이었습니다. 저희는 예전부터 해왔던 폐자원 재활용 방식—폐파레트로 포토존을 만들고, 자투리 나무로 구조물을 세우며, 유목으로 이정표를 만드는 등—을 바탕으로 상상한 것들을 실현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외부의 제약없이 자유롭게 진행되었고, 저희가 지향하는 바를 고객들도 적극 지지해주셨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사회적 흐름에 맞는 일을 하면서 저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제공: 예비사회적기업 ‘빛나르고’)

(제공: 예비사회적기업 ‘빛나르고’)
‘빛나르고’는 친환경 축제와 지역사회에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해 왔는데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빛나르고’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저희는 ‘쓰담속초’ 활동을 시작으로 환경 단체나 청년 단체로도 보이지만, 사실 두 가지 역할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 단체라고 하기에는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거나 정치적인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대신에 저희는 기획과 교육을 통한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지역사회의 환경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이를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 사람들에게 환경 문제를 일상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저희의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플로깅 모임에 참여하거나 지역 사회적 경제 활동에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저희의 사례를 참고하여 지역에서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저희는 청년들에게 지역에 뿌리내리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한편, 환경적인 책임을 다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관에서 직접 할 수 없는 부분들을 저희가 맡아 실천함으로써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것이 저희의 책임이자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행과 문화예술은 기후대응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 분야들이 지닌 환경적 의의나 책임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이 분야만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에 각각의 환경에 대한 책임이나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속초는 관광 도시이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특히나 많잖아요. 또한 관광 도시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타협할 수 없는 부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것들을 낮춰가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들의 수를 높여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관광객을 계속 문화기획의 대상에 넣는 이유는 지역에 와서 돈만 쓰고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게 아니라, 공정여행처럼 즐기러 왔음에도 쓰레기 한번 줍는 게 자연스러운 거라는 문화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에요. 그게 ‘쓰담속초’의 원래 목표이자 가치이기도 해요. 그리고 그 가치가 ‘빛나르고’로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지역을 방문하면 지역을 같이 돌본다거나 돌보고 있다는 걸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기획들을 만들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것이 저희가 중앙시장에 자리를 잡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길이거든요. 현재는 1층에 복합문화공간을 열려고 준비 중이고, 추후 정리가 되면, 주민들과 관광객들 모두가 가볍게 환경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자 관광과 관련한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제공: 예비사회적기업 ‘빛나르고’)
인터뷰를 마치며, 향후 계획이나 추가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면 자유롭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그냥 저희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려고 합니다. 저희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메세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환경’에 대해 다루는 것은 ‘빛나르고’의 첫 스텝이고, 앞으로는 ‘지역사회’ 내 다양한 분야의 사회 문제들을 다루고 싶기 때문에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출처: ‘빛나르고’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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