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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링을 통해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여행 문화

자전거로 여행하는 방법
김지은
기후사회연구소 연구원
김지은
기후사회연구소 연구원

기후변화 시대의 여행, 지금 숙제 중

Covid-19 종식 이후 기후변화 시대에 어울리는 인간 활동 전반의 시스템 전환 필요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개되고 있다. 여행도 이 이야기의 흐름 안에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 관광과 행정 분야의 관계자들이 COP29를 통해 관광 부문을 기후행동 의제로 채택하는 등 사회 내 다양한 액터들이 기존의 탄소 다배출 여행 행태에서 벗어난 여행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여행 부문의 탄소발자국은 2009년에서 2019년에 걸쳐 연평균 3.5% 증가하였고, 2019년에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8%인 5.2Gt CO2e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3.7Gt CO2e이었던 것에 비해 약 1.5Gt CO2e 증가한 수치이다. 분석 결과를 보면, 직접 배출량은 1.8Gt CO2e로 이 중 항공 분야가 52%, 도로 운송이 18%를 차지했고, 간접 배출량은 2.5Gt CO2e(유틸리티 34%, 석유 제조 14%), 개인 차량의 배출량은 0.9Gt CO2e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들이 포함된 2018년 연구논문에서도 여행 부문 배출량 중 가장 큰 부분(49%)을 차지하는 것은 이동 부문이었고, 1인당 이동 수단별 탄소배출 정도는 항공기, 자동차(SUV > 소형차), 모터사이클, 버스, 기차, 페리 순이었다. 

국내로 한정하여 여행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동 수단을 보면, 자동차의 비율이 2023년 85.8%로 압도적이다. 이 수치는 2024년 3분기 잠정치 상 89.1%로 더욱 증가하였고, 자동차 다음으로 이용률이 높은 이동 수단은 항공기(4.1%), 고속/ 시외/시내버스(3.0%), 지하철(2.9%), 철도(1.8%) 순이었다. 여행 분야에서는 이동 부문이, 그리고 이동 수단 중에서는 자동차기 탄소배출량의 증감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결과이다.


그림 1 여행 부문의 글로벌 탄소 발자국: 분야별 비중
(출처: Sustainable Travel International)

Nature Climate Change에 따르면, 글로벌 관광산업의 수요는 지난 10년간 증가해 왔고, 그로 인해 탄소배출 문제뿐 아니라 오버투어리즘 등의 사회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 비해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활동 성과는 부족하다. 하지만, 전 세계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다각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여행으로 인한 탄소배출량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이동에 있어서도 행태 변화를 통한 배출량 저감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여행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이 마련되고 있고, 이동과 관련해서도 지속가능한 항공유를 싣고 나는 비행기나 에너지를 생산하며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자동차가 보이는 일상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 가운데, 여행을 위한 이동 수단으로 여겨지지만 수치에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활용도가 낮은 자전거 산업과 문화도 기후변화 시대를 맞이하여 새롭게 포지셔닝 중이다. 특히, 일상적 이동뿐 아니라 여행을 위한 이동 시에도 자전거가 저탄소 이동 수단으로써 합리적인 옵션이 될 수 있고 자전거로 움직이는 것이 편리하고 즐거울 수 있기 위해 민·관에서 다양한 인프라와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전거 여행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도로나 대중교통수단과의 연계 문제, 그리고 법령 미비 문제 등에 대한 검토와 보완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문체부나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하여 민간에서도 자전거 여행 관련 상품의 개발이 이루어지거나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한 자전거 수요 확산 정책이나 자전거 문화 확산 및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자전거 여행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 여행일까?

그렇다면 자전거 여행이란 무엇이고, 국내의 자전거 여행 문화를 둘러싼 어떤 옵션이 자전거 여행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자전거를 통한 탄소배출 저감 효과만이 아닌 지속가능한 여행 문화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움직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를 살펴보기에 앞서 먼저 자전거 여행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자전거 여행은 누가 어떤 계획을 어떻게 마련하여 어떤 방식으로 자전거를 가지고 이동하며 여행을 하는지에 따라 무수한 형태로 나누어진다. 숙식과 여행 루트를 포함한 일체의 여행 일정을 업체에 위탁하여 정해두고 가이드와 함께 혹은 스스로 여행을 주도해가며 여행할 수도 있고, 여행 전반을 스스로 해결하며 자전거로 여행할 수 있다. 한편, 전통적인 방식의 일반적인 자전거 여행은 도로 등의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서 행해지는 여행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계획의 유무에 따라 시간을 비롯하여 루트 등을 계획하는 투어(Tour) 형태의 여행과 이동하다 우연히 접하게 되는 곳을 즐기게 되는 포터링(Pottering)형태의 여행이 이루어지곤 한다. 하지만, 모험이나 원정 형태로도 확장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시간과 이동 거리, 숙식 해결 방법, 인원수나 자전거의 종류 그리고 대중교통이나 자동차와의 혼용 정도에 따라 여행 방식이 달라지기도 하는 등 자전거 여행은 다양한 조건과 방식이 혼합되어 그 형태를 일목요연하게 분류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여행이 일상을 떠난 이동에 바탕을 둔 탐험, 쾌락, 힐링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한 행위라고 한다면, 이러한 여행 과정에서 비행기나 자동차 등이 아닌 자전거를 이용하여 움직이면서 체험하는 전 과정을 자전거 여행이라고 이해해 보면 어떨까. 자전거로 여행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관광까지 하는 것이 자전거 여행이라고 말이다. 자전거 여행은 자전거로 여행을 즐기는 사람의 자전거 라이딩 수준과 선호하는 여행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의 형태로 행해질 뿐이다. 짐을 전부 자전거에 싣고 이동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자전거 여행이나 짐 없이 간편하게 이동하기 위해 대중교통수단이나 자동차를 함께 이용하며 하는 자전거 여행(여행 현지까지 이동한 후 현지에서 자전거만으로 이동하는 여행 등), 짐만 따로 이동시키면서 여행 코스는 자전거로만 소화하는 여행도 자전거라는 이동 수단이 주가 된 여행일 뿐이다. 어쩌면 자전거가 이동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사용되는 모든 형태의 여행을 자전거 여행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할지도 모른다. 

WHERE to GO: 자전거를 타고 어디로 여행을 떠날까?

자전거 여행은 도보 여행만큼 이동에 있어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해주는 여행 형태다. 탄소배출에 민감한 시대에 무엇보다 직접적인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이동 수단을 통해 행해지는 여행이라는 점에서 이동 부문의 배출량 저감에도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형태의 여행이기도 하다1). 그렇다면 자전거를 가지고 혹은 타고 떠나는 여행은 어디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특별히 자연 기반의 여행으로만 행해지고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국내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할 수 있는 여행만 보더라도 도심은 물론 도시 외곽, 그리고 국토 전체를 두루두루 관통하거나 에두르는 수많은 길들 덕분에 여행자의 마음이 이끄는 곳이라면 어디든 자유로이 계획하여 떠날 수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국내 지자체들이 지역 관광 인프라를 마련하여 여행 코스를 제공하고 있는 데다, 정부 차원의 자전거 여행 코스들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가령, 서울시의 경우, 2015년 12월 이래 한강을 중심으로 약 240km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망을 마련하여 이들 도로가 난지지구, 마포대교, 반포대교, 성수대교, 광진교 등을 이어주면서 서울 근교의 위성 도시들로 여행 범위를 넓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9월에는 2009년에 조성을 시작한 이래 15년 만에 대한민국 국토의 가장자리를 따라 전 국토를 에워싸듯 이어지는 4500km 길이의 ‘코리아둘레길’도 완성되었다. 2016년부터 2022년 사이에 완성된 동해안 해파랑길과 남해안 남파랑길 그리고 서해안 서해랑길에 이어 마지막으로 접경 지역인 비무장지대 구간에 평화의 길이 개통된 것이다. ‘코리아둘레길’은 60개의 ‘자전거 자유여행 코스’도 포함하는데, 이는 2018년에 강변을 달리면서 풍경을 감상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던 ‘아름다운 자전거 여행길 30선’과는 달리 10개 광역지자체와 78개 기초지자체를 지나면서 국토 곳곳을 여행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여행 코스이다. 4대강인 한강, 낙동강, 금강, 그리고 영산강 강변을 따라 조성된 국토 종주 자전거길뿐 아니라 인근의 관광지와 명소 등을 중심으로 자전거로 여행할 수 있으며, 여행 코스의 길이는 10km부터 50k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여, 여행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코리아둘레길과 연관된 ‘자전거 자유여행 코스 60선’은 저탄소여행주간2)에 현장점검을 받았고, 2025년 1월에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의 테마관 메뉴에 공개된다. 이는 한 차례 자전거 여행을 위한 자전거길 정보 제공 서비스를 종료3)한 바 있는 여행 관련 정부 산하 기관이 자전거 여행 문화 콘텐츠를 개발 및 공유함으로써 다시 한번 자전거 여행 문화의 확산을 위한 분위기를 형성해 간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그림 2 코레아둘레길 4개 구간: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 DMZ 평화의 길
(출처: 두루누비)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월 이래 ‘전적지 자전거 여행길’과 연관 지역을 여행하면서 관광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여행 상품을 개발 중이다. 강원도 춘천, 경기도 가평, 경기도 양평, 그리고 제주도에 이어 지난 10월에는 네 번째 자전거 순례길로 강원도 철원군의 백마고지 전적지와 경기도 연천군을 선정했다. 한편 2025년을 목표로 자전거 프렌들리 도시를 구축하고 자전거 여행 플랫폼을 준비 중인 여주시와 같은 지자체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등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인프라인 여주역을 활용하여 세종대왕릉, 신륵사 등의 문화관광이 가능하도록 자전거도로를 마련하거나 축제와 연계한 가족친화형 자전거 대회나 강천섬 자전거 여행 페스티벌 등을 개최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민간에서도 자전거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기차 여행을 기반으로 하는 여행사인 ‘여행공방(2013.12. – )’이 운영하는 ‘어드바이크(A:DBIKE = Advise + Bike)’의 경우, 자전거 여행 경력에 따라 국내외의 다양한 여행지와 여행 코스를 제공하고 있고, 여행 코스 외에도 짐을 보관하거나 여행지 내 숙식과 관련한 정보도 제공한다. 특히, 자전거 여행 코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교통수단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레일과 제휴하여 자전거를 운송을 위한 거치 객차도 마련하고, 철도가 이어지는 국내 곳곳으로의 여행이 가능하도록 자전거 여행 코스를 만들기도 했다. 국내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자전거를 기차에 싣고 이동하여 여행을 할 수도 있고, 도착한 여행지에서 국내 지자체의 공유서비스(남원시의 ‘자전거RO’)와 연계한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여 여행을 이어갈 수도 있다. 


그림 3 Korail과 여행공방이 운영하는 에코레일(Ecorail)열차
(출처: 여행공방)

여행과 캠핑을 접목하고 있는 와이크(2020.12. – )의 경우,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느리되 지속가능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국내 캠핑지들과 협력하여 한 지역에 머물며 캠핑도 하고 지역사회 곳곳을 여행할 수 있는 자전거 여행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와이크는 2021년 9월 이래 일명, 지속가능한 자전거 여행 상품인 ‘라이더스캠프’를 운영하고 있는데,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빨간집 캠핑장과 기획한 남양주와 양평에서의 삼유여행(자유, 여유, 사유), 2023년에 얏호 캠핑장과 기획한 강화도 스탬프투어, 그리고 올해 해남군과 오시아노 캠핑장과 협력하여 진행한 해남 스탬프투어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림 4 WIKE의 스탬프투어가 이루어진 국내 지역: 남양주, 양평, 강화도, 해남
(출처: WIKE 공식 인스타그램) 

HOW to START: 자전거는 어떻게 가져갈까? 자전거가 없다면 어떻게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자전거를 타고 시작하는 여행이든 자전거를 가지고 이동하여 시작하는 여행이든 자전거 여행은 이동 수단 즉 어떻게 여행지로 이동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시작된다. 국내 자전거 여행의 경우, 승용차를 이용하여 여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하철이나 시내·외버스, 그리고 고속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여행할 수도 있다. 지하철의 경우, 운송회사와 호선(서울지하철 1-9호선, 신분당선 등), 요일(평일, 토·일·공휴일), 자전거의 종류(접이식 자전거/ 일반 자전거)에 따른 규정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서 미리 숙지하고 여행지와 여행일에 맞춰 이동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등 짐칸이 있는 버스는 자전거를 싣고 이동할 수 있지만, 시내버스는 혼잡도와 상관없이 통로와 승·하차문을 막을 우려로 인해 자전거를 휴대하고 승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표 1 수도권 지하철 자전거 휴대 승차 관련 규정
(출처: 법제처 생활법령정보 & 운영사별 홈페이지)

자전거를 기차에 싣고 여행지로 이동할 수도 있다. 자전거 여행 특화 여행사인 ‘여행공방’은 코레일과의 협약에 따라 에코레일(Ecorail)을 이용하는 자전거 여행 상품을 운영 중이고, 에코레일 열차는 자전거 거치 객차와 일반 객차가 함께 편성되는 자전거 여행자들을 위한 기차이다. 개인이 필요에 따라 요청하여 상시 운행하는 형태가 아닌 것은 아쉽다. 하지만, 지자체나 기관 혹은 단체의 모객형 여행이나 기획 여행 상품 및 행사의 경우에는 ‘여행공방’을 통해 운행을 요청하고 이후 ‘여행공방’과 코레일 간 운행 협의를 통해 희망 여행 지역에 맞는 코스가 운행되는 방식을 취한다. 에코레일 열차는 기관차와 발전차, 그리고 새마을호 규모의 객차 4량을 제외한 4량의 거치 객차로 운영되며, 이 거치 객차에는 일반 자전거, 산악자전거, 전기자전거 등 모든 형태의 자전거를 1량당 61대 정도 적재할 수 있다. 에코레일 열차는 서울역을 출발해서 갈 수 있는 국내 모든 철도 노선에서 운영되지만, KTX 전용역은 제외하고 있다.


그림 5 에코레일: 차량 배치도와 거치 객차의 모습
(출처: 여행공방)

국내 자전거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이동 수단에는 비행기도 포함된다. 자전거 여행 스타트업인 비르투컴퍼니의 라운델서비스는 일종의 자전거 항공 운송용 포장 서비스이다. 일명 ‘그린팩(greenpack)’ 서비스는 자전거 여행자들이 출발 공항에서 자전거 운송을 위한 케이스를 대여하고 도착 공항에서 이를 반납하는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그린팩 서비스는 2023년 10월부터 김포, 김해, 청주, 대구, 제주 공항에서 각 공항의 수하물 보관소에서 위탁운영 형태로 운영되기 시작했고, 이후 2024년 11월부터는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다만, 국외 자전거 여행자들의 경우 대여 및 회수를 제공하는 그린팩 서비스 중 도착 공항에서의 회수 서비스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림 6 자전거 항공 포장 운송: 그린팩 서비스
(출처: 라운델 공식 홈페이지 & 인스타그램)

한편, 자전거 여행이 반드시 개인 소유의 자전거를 이용하여 하는 여행은 아닌 바, 여행지로 이동한 후 모빌리티 기반의 여행 혹은 공유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여 여행을 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지역 기반 공유 플랫폼들의 경우, 지역 관광 활성화와 탄소배출 저감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여행 방법의 선택폭을 넓혀주고 있기도 하다.

트래빗(TRAVIT)은 ‘관광형 모빌리티 AR 글라스(증강현실 안경)’ 원천기술을 가진 오픈잇(openit)이라는 회사가 자전거 친화적인 여행 여건을 갖춘 춘천에서 춘천시관광협의회와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2022년에 시작한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이다. 트래빗은 여행하면서 탄소발자국 제로에 도전하고 지속가능한 여행 문화를 확산해보자는 의미에서 차량 이동이 애매한 관광지나 단절된 둘레길 구간 등에서 자전거로 여행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주 관광지인 지역에서 머물며 지역 경제와 환경 모두에 도움이 되는 여행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지향한다. 서비스명은 여행(Travel)과 정보통신기술(IT)을 접목하여 대중교통이나 자동차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유로운 토끼(Rabbit)처럼 여행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이는 비포장도로에서도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장착한 광폭 타이어나 필요에 따라 여행 캐리어를 장착할 수 있게 하고 반려견도 동승할 수 있도록 만든 자체 제작 자전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트래빗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트래블바이크 외에도 다른 대중교통 등의 이동 수단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트래빗패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2024년 트래빗의 서비스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비스 이용자의 92%가 매우 만족한다는 의사를 표했고, 재이용 여부도 100%로 나타났다. 


그림 7 춘천의 트래빗센터와 트래빗 바이크의 모습
(출처: 트래빗 공식 블로그)

WHERE to STAY: 자전거 여행 중 어디서 묵을 수 있을까?

하루 이상 소요되는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는 경우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숙소이다. 호텔을 포함한 대부분의 숙박 시설에는 자전거 보관을 위한 거치대가 없거나 자전거 보관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서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숙소를 찾는 것이 여행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중요한 부분이다. 자전거 항공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운델은 제주도에서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의 이러한 고민을 덜어준다. 라운델은 제주도 내 30여 개의 숙소와 제휴하여 라운델 인증 현판이나 윈드배너를 설치하고 숙박 시설 내 자전거 안전 보관을 위한 장소와 거치대를 제공하는 한편, 공용 자전거 공구도 제공하는 등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림 8 라운델의 안심 숙소 모습
(출처: 라운델 공식 홈페이지 & 인스타그램)

와이크는 2021년 이래 국내 다양한 지역의 캠핑장과 제휴하여 라이더스캠프를 기획 및 운영하고 있다. 자전거에 캠핑장비를 싣고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캠핑장 내 캠핑자리를 제공하고, 캠팡장비가 없는 여행자들에게는 캠핑존에 구비된 캠핑 용품들을 대여하여 숙박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와이크와 함께 자전거 여행자들의 캠핑숙박지를 제공하는 캠핑장들에는 양평의 빨간집 캠핑장과 강화도의 얏호 캠핑장, 해남의 오시아노 캠핑장 등이 있다. 


그림 9 양평과 강화도에서 진행된 라이더스캠프 내 캠핑장들
(출처: 와이크 공식 홈페이지)

SOS: 자전거 여행 중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국내 대표 자전거 회사인 삼천리자전거는 2023년 국내 자전거 업계를 결산하는 3개 키워드로 ‘M.V.P’를 선정한 바 있다. 이는 국내 자전거 이용자들의 모험과 도전성 여행 추구 경향이 증가하고(Venture), 개인에 따라 자전거의 이용 목적이나 방식이 레저, 여행, 출퇴근, 배달 등 다양해지는(Personality)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안전과 관리에 대한 중요성(Maintenance) 인식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자전거 이용자, 특히 자전거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간단한 정비용 공구를 가지고 다니며 스스로 정비를 하거나, 여행 중 가까운 정비 시설이나 업체를 찾아가서 자전거 정비를 받으며 여행을 해왔다. 그리고 지금도 이런 방식을 선호하는 자전거 여행자들이 있다. 하지만, 자전거 여행자 누구나 정비나 수리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공구를 구비한 채 여행길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여행 중 자전거가 고장이 났을 경우 정비가 가능한 자전거 가게를 찾는 것조차 버겁게 느끼는 여행자도 있다. 이에, 팬데믹 이후 늘어난 자전거 여행 수요에 맞춰 비교적 손쉽게 정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림 10 제주국제공항 내 라운델스테이션 & 페달체크의 24가지 안전 점검 서비스
(출처: 라운델 공식 홈페이지 & 페달체크 공식 홈페이지)

와이크의 ‘페달체크(Pedal Check)’는 ‘찾아가는 자전거 정비 서비스’를 모토로 자전거 캠핑이라는 여행 문화를 보다 다양한 지역에서 즐기면서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정비 관련 도움을 주는 서비스 중 하나이다. 페달체크는 2020년 자전거 리워드 앱으로 시작하여 현재 자전거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무상 점검부터 정비 예약 및 결제, 그리고 자전거 정비 이력 관리와 출장 수리 중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아우르고 있는 모바일 자전거 관리 앱이다. IT 기술과 모빌리티 정비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는 이 서비스는 일반 자전거와 e-모빌리티의 출장 정비와 B2B 안심 조립 배송을 주로 한다. 특히, 출장 정비의 경우, 각 지역의 전문 정비사들과 고객을 연결하여 고객이 있는 곳이 수리가 이루어지는 곳이 될 수 있도록 한국자전거정비협회(KBMU)와 협력하여 전국으로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는 것은 물론(2024년 9월 기준, 서울시 및 인천시 전 지역과 일부 지역을 제외한 경기도 지역에서 서비스 이용 가능), 타이어나 튜브의 교체, 변속장치나 브레이크의 조정, 세차나 고급 정비, 온라인 구매 자전거의 조립, 픽업서비스 등도 하고 있다. 한편, 자전거 포장 운송 서비스인 라운델도 현재 제주도에 라운델스테이션을 운영하면서 자전거 대여, 정비, 용품 구입 등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1. 하루에 한 번만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여 이동한다면 1년간 약 0.5톤의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을 정도로 자전거는 이용 중 직접적인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좋은 저탄소 이동수단이다. 
  2. 2024년 10월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저탄소여행주간은 각종 도보 및 자전거 여행 관련 도전 캠페인(코리아둘레길 국토 종주 도전, 추천 코스 45선 인증캠페인, 자전거 자유여행 코스 60선 도전 캠페인, 저탄소열차인 에코레일 연계 도보 및 자전거 여행 등)들이 진행되었다. 
  3. 국내 걷기 여행 플랫폼인 ‘두루누비’는 전국의 각종 둘레길과 여행 코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오기는 했지만 2022년 11월 21일 이후 코리아 둘레길(해파랑길/남파랑길/서해랑길)을 제외한 ‘일반길/자전거길’ 정보 제공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 Manfred Lenzen et al. (2018) The carbon footprint of global tourism, Nature Climate Change, Vol. 8, pp. 522–528.
  • Sustainable Travel International (n.d.) Carbon Footprint of Tourism: How Travel Contributes to the Climate Emergency.
  • University of Oxford: News (2021.02.02.) Get on your bike: Active transport makes a significant impact on carbon emissions.
  • Ya-Yen Sun et al. (2024) Drivers of global tourism carbon emissions, Nature Communications, Vol. 15, Article number: 10384.
  • 라운델 공식홈페이지.
  •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2024.10.27.) 6.25 전적지 등 네 번째 자전거 순례, 지역관광 활성화 모색 .
  • 법제처 생활법령정보: 자전거 운전자 – 대중교통 이용하기.
  • 여행공방 공식 홈페이지.
  • 연합뉴스 (2024.07.15.) 더스윙, 일반자전거 이용 한 달새 3배로…’N분도시’ 조성 노력.
  • 와이크 공식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 코레일: 에코레일.
  • 트래빗 공식 홈페이지 및 블로그.
  • 한국관광공사: 두루누비.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n.d.) 관광지식정보시스템: 국민여행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