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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현철 제주관광공사 지역관광팀 팀장

서인애
이화여자대학교 건축도시시스템공학과 석사
서인애
이화여자대학교 건축도시시스템공학과 석사

이 글은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실 지역관광팀 신현철 팀장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성한 글입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실 지역관광팀 신현철 팀장

카름스테이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카름의 제주 마을의 방언으로 제주의 작은마을, 동네를 뜻하는 제주어 ‘가름(카름)’과 머문다는 뜻의 ‘스테이’를 결합한 단어입니다. 제주도에 현재 13개 마을이 지정되었습니다. 숙박, 경험 스팟 및 브랜드 호스트가 250곳 정도 있습니다. 연간 30만 명 정도 방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0만 명이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현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카름스테이를 기획하게 되셨나요?

카름스테이는 제주 마을 여행이라는 제주를 여행하는 방식을 한번 새롭게 제안 해보면 어떨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공간을 호텔이 아니라 마을에서 머무르게 됐을 때 고객들이 경험하는 느림의 미학, 마을 밥상, 깨끗한 공기, 자연과 제일 중요한 쉴 수 있는 여유와 쉼이 마을의 정서와 맞을 거 같아서 제주 마을 여행 통합 브랜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제주관광공사는 실제로 2015년부터 마을 여행을 시행해 왔습니다. 마을 여행 통합 브랜드는 3년에 걸쳐 2021년 10월에 공개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제주 마을 관광 및 마을 여행으로 칭해졌습니다. 그런 컨셉과 지향점을 브랜드로 만들고자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제주 마을의 필요성은 제주도에 1500만 명의 관광객이 오는데 그중에서 2~30대 내국인들이 대부분 카페, 호텔에 가는데 이들이 지역사회에 이득이 될 수도 있어서 호텔 대신 마을 숙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카름스테이 브랜드 로고 (출처: 제주관광공사 제공)

카름스테이가 여행관광 부문의 탄소감축과 지속가능성에 어떻게 기여한다고 보시나요? 카름스테이가 탄소중립 측면에서 가장 대표적인 관광 프로그램인가요?

카름스테이가 마을로 이동하는데 탄소가 배출되므로 아직까지는 탄소 감축의 대표적인 모델은 아니지만, UN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중에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빈곤, 성차별, 농민 소득 등을 실천하는 Best tourism village(최우수 관광마을)를 UNTWO(세계관광기구)에서 선정하고 있는데, 2021년 최우수 관광지구로 제주도 내에서 카름스테이의 두 곳이 뽑혔습니다. 이 두 곳이 기후 위기만를 포함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전 세계 여러 마을 중에서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특히 그중에 동백마을은 기후 위기와 매우 밀접합니다. 동백마을에서 조상들이 토종 동백나무를 300년 전에 심었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금 동백나무가 죽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나무 가꾸기를 실천하여 최우수 마을로 선정될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과 동식물 박사가 협업하여 관측, 관리를 하고, 관광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카름스테이가 유엔관광기구의 상을 받아서 언론보도가 많이 되었던데, 어떤 상들을 받았나요? 

2023년 10월에 UNWTO(유엔관광청) 최우수 관광상, 2024년 3월에 유엔 세계 여성의 날 기념으로 카름스테이 동백마을이 여성공동체 리더십 사례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10월 아태 관광협회의 PATA 골드 어워즈에서 카름스테이 정책이 골드 어워드를 수상했고, 올해 8월에 다시 PATA 골드 어워즈에서 웰니스 관광정책이 수상하였습니다. 

연간 30만 명이 방문한다고 하셨는데 참여자의 반응이 어떤가요? 

30만 명의 고객군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첫 번째 유형은 바로 단기 방문 고객입니다. 특히 기업체 인센티브 단체, 지자체와 유관기관 벤치마킹 방문단, 크루즈 등 외국인 관광객이 주 고객이며 이들은 해당마을에서 2~3시간 정도 체류시간을 가집니다. 제주식 밥상과 다이닝, 산림치유‧승마‧동백 비누‧오름 트레킹 등 마을해설사와 함께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두 번째 유형은 현지인이 운영하는 농어촌 민박에서 직접 머무는 체류형 고객입니다. 아직 카름스테이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마을에서 머물고자 찾아주셨기 때문인지 고객분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살아보면서 마을탐방을 하거나 마을공동체 작업에 작은 일손이 되거나 하다 보면 어느새 이들과 함께 행복해지며 계속 찾게 되는 여행지가 되는 것이 매력인 것 같습니다.


카름스테이와 함께하는 사람들 (출처: 카름스테이 홈페이지)

카름스테이가 일반 숙박 프로그램과 차별적인 점이 무엇인가요?

카름은 상업화된 관광상품은 아니지만, 여행자와 함께하는 슬로우 관점의 경험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숙박에 대해 상품화가 아닌 경험의 이야기를 묶어 고유의 마을 체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일반 숙박 상품은 단순 숙박 경비에 대한 대가 지급으로 서비스 거래가 이뤄진다면, 카름스테이는 숙박+체험+주민의 이야기 등 마을에 대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예를 들어 UNWTO 최우수 관광마을인 동백마을과 세화리 해녀마을을 방문하게 되면, 숙박지를 정한 이후 하루하루 마을해설사, 동백마을 사무국장, 삼촌 피디 등 해당 카름마스터들이 현지 가이드가 되어 여러분들이 제주 마을 여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


세화마을 • 마을 삼춘과 길거리 토크 콘서트 
(출처: eataround)


지역사회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과 상생하는데, 간세이 공방, 세화마을, 해녀마을 등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리고 참여한 지역사회의 반응은 어떤가요? 

사실 단순히 상생을 위한 상생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카름만의 고유성을 위해서 상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 마을만의 먹거리, 전망, 주민과의 만남, 독특한 문화를 경험하려면 상생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동백마을을 예로 들면 겨울철 웨딩산업과 연결하고, 여름철에는 동백 열매가 떨어질 때를 기다렸다가 여행자와 함께 주워 방앗간에서 기름으로 만들어서 작별 파티 및 동백 오마카세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카름스테이를 기획하실 때 참고하신 해외 사례가 있나요?

마을 여행이라는 카테고리를 2015년 부터 시작하여 10년간 직접 진행했어요. 이탈리아, 일본에도 우수한 마을 사례가 많지만 참고하지는 않았습니다. 문화권이 다르다보니 제주도에 적용할 수는 없었거든요. 제주도는 손님을 환대할 만큼의 여유가 없었고 상업화되다 보니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관광객을 환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삶의 권리를 보장하고 로컬여행을 키우기 위해, 관광상품이 아니라 마을 여행으로 칭하게 되었습니다.

카름스테이에 대한 홍보를 어떻게 하고 있나요? 홍보가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로 홍보를 바라지 않는 마을도 있습니다. 반면 어떤 마을은 마을에서 생산하는 서비스와 재화를 사줬으면 합니다. 그렇게 되면 카름을 바라보는 주민들이 굉장히 이원화가 되고, 이를 관리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인 과제는 존재합니다. 저희 공사는 단 한 명이 카름 마을을 찾더라도, 카름스테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에 외부 기업과 기관의 협력을 통해 저희 온드채널 이외 협업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공공주도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카름 여행을 지역 주민이 스스로 알릴 수 있는 홍보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그 핵심이 바로 ‘카름마스터’입니다. 외부인이 유선이나 이메일 등으로 연락을 했을 때 우리 마을의 카름 여행방법과 가이드가 되어주는 서비스인 것이지요.


카름스테이 13개 마을 
(출처: 카름스테이 홈페이지)

카름스테이에 외국인들도 많이 방문하나요? 어떻게 해외 문화 교류를 하고 있으신가요?

아직까지는 많이 방문하지는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글로벌을 지향합니다.

앞으로는 여행 트렌드도 카름스테이처럼 탄소를 많이 배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좀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카름스테이를 고민하는 분들께 카름스테이의 어떤 매력과 재미를 알리고 싶으신가요?

탄소를 줄이는 여행은 역설적이긴 하지만 여행 주체가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여행인데, 관광객들에게 과연 이 부분이 수용이 되느냐가 관건이 되겠고요. 그래서 카름스테이가 타겟하는 고객유형은 바로 여행자입니다. 지역 주체와 함께 해당 지역에 스며들 수 있고 그런 여행을 통해 내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것이지요. 이를 위해 앞으로 지역 주체들과 함께 브랜드 운영체계를 더욱 견고히 하여 제주마을의 고유성에 기반한 여행 프로그램을 고도화 해나갈 계획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