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지속가능한 공연예술

‘지속가능한 공연예술’은 현재 지구의 상황을 고려해서 오래도록 유지되도록 하는 공연예술이라고 한다. 예술 분야에서는 제작 과정에서 사용하는 재료와 에너지뿐만 아니라, 에코아트(eco-art)와 같이 친환경적인 작품이나 재료를 사용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예술은 대중의 관심을 모을 뿐 아니라,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도구이기도 한데, 기후위기는 전 세계적인 이슈이므로 예술을 통해 이를 알리고 대중을 참여시킨다면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뿐만 아니라, 설치 미술과 공연 예술 등 다양한 장르가 기후 문제를 이슈로 다루면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변화를 촉구하는 사례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단순히 환경친화적인 작업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협력, 자원 재활용, 탄소발자국 감축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을 포함하고 있는데, 예술 분야에서 이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아마도 예술은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자,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모델로 제시함으로써 더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연예술계의 탄소배출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그렇다면, 탄소배출 감축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은 사회적인 변화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연예술의 지속가능성 실천은 다른 산업에도 영감을 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는 공연 공간과 관객 접근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축제를 진행할 때, 기획, 준비, 실행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사용, 폐기물 배출, 교통수단 사용 등이 모두 탄소배출과 관련이 깊은데, 그중에서도 관객과 출연진, 스태프의 이동이 축제 탄소배출량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버려지는 수많은 쓰레기, 낭비되는 자원들을 목격하게 되면 음악을 즐기는 일회성 행사로 넘기기엔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이에, 공연과 축제 업계도 탄소배출량을 측정, 기록하고 줄이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이러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국내외 문화예술계에서도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제시한 ‘지속가능한 ACC콘텐츠 제작 가이드라인(2021)’에 따르면, 전시 콘텐츠 창제작 과정을 단계별로 구분해서 적용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지속가능성을 위한 내부 관계자, 창작자, 그리고 관람자의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해당 업계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아티스트와 관객의 편의만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즐기는 환경, 그리고 더 나아가 기획/준비, 제작/운영, 사후로 구분해 단계별로 전시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천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각 단계별 실천뿐만 아니라, 내부 관계자, 창작자, 관람자 모두가 참고할 수 있도록 제작된 이 가이드라인은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변화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선제적으로 문화예술 업계에서 기후 대응을 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음악 공연으로만 매년 약 40만 톤의 탄소배출량이 발생하는데, 이처럼 산업 규모가 큰 경우, 이해관계자들의 문제 인식 수준이 높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 차원에서도 지속가능성 정책을 수립해 국제 이벤트 관리 표준(ISO20121)을 실천해 행사 등으로 인해 부정적으로 발생하는 사회, 환경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에 목표를 두어,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적용한 바 있다. 이처럼 페스티벌에서 배출되는 탄소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를 묻는다면, 이는 관객, 지방 당국 모두가 책임의 주체인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모든 축제가 환경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더라도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페스티벌의 환경적인 영향을 고려해 책임감 있게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영국의 협동조직인 파워풀싱킹(Powerful Thinking)은 페스티벌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자 설립된 싱크탱크로,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회의에 대한 페스티벌 업계의 대응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 측정, 분석 및 해당 영향 감소를 위한 업계 전반의 접근 방식을 다룬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영국 내 279개의 여름 음악 페스티벌을 조사한 바, 2013년 기준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페스티벌 ‘고어들(goers)’은 연간 약 300만 명에 달하며, 그중에서도 관객의 이동에 의한 탄소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현장’내 탄소배출량의 경우, 에너지가 65%, 폐기물이 35%를 차지하였다. 이들은 페스티벌을 마치고 남겨진 텐트를 줄이기 위한 ‘Love your tent’ 이니셔티브와 협업하거나 ISO 인증을 획득한 공급 업체의 물품을 조달하고, 퇴비 화장실 이용을 통해 물을 덜 사용하고, 운송이 최소화되는 옵션을 채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행사 내 물 사용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에너지나 폐기물에 비하면 적은 양이나, 더 넓은 맥락에서 고려해야 할 가치 있는 노력으로 언급되었다. 일례로, 샴발라 페스티벌은 일회용 병에 담긴 음료 판매를 금지하고, 일부 관객이 ‘Bring a Bottle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텀블러를 구입해 플라스틱을 줄인 바 있다. 또한, 샴발라 페스티벌 티켓을 구매할 때 자동으로 재활용 예치금이 추가되어, 이는 페스티벌 기간에 발생한 폐기물을 담아 가져오는 사람들에게 환불되는 구조이다. 또한, 모든 차량과 캠핑카 티켓 가격에 에코리브리움에 내는 탄소 상쇄 기부금을 포함시키고 있어 이 기부금 전액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된다.

이러한 여러 사례 중에서도, 지속가능한 예술 실천의 실험실로써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조명하고자 한다. 특히, 자발적 참여와 다양성이 지속가능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을 제공하고, 창작과 실행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한 방식을 적용하면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차원을 떠나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추구하는 자유와 창의성의 연장선에서 구현될 수 있는 가치일 것이다. 이처럼 작은 변화가 큰 물결을 만들 수 있다는 의식 아래 자유로움과 창의성, 실험정신을 중시하며 전통적인 예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조명해 지속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한 최적의 공간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 페스티벌계의 새로운 친환경 행보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예술가와 관객 모두에게 자유롭고 실험적인 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독립예술 축제로, 1998년 이래 매년 서울에서 열리고 있으며 전통적인 예술 형식을 넘어 창의적이고 다양한 예술 장르를 포용한다. 상업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창작물을 발표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독립예술을 중심으로 하며, 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예술가들이 독립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여 예술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주류 문화에서 다루기 힘든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는 플랫폼으로 독립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술 생태계의 다양화를 프린지페스티벌의 주요 특성으로 손꼽을 수 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단순한 공연이나 전시의 장을 넘어, 예술의 자유와 실험정신을 상징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으며, 지속가능성을 예술과 연결 짓는 작업 역시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더욱 큰 가능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단순히 공연 예술을 선보이는 축제가 아니라, 예술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자 하였다. 특히 2021년부터 시작된 에코프린지 프로젝트는 축제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환경을 고려한 실천을 중심에 두었고, 축제 운영진, 참여 예술가, 그리고 관객들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실천 방안을 도입하였다.

축제 제작 단계: 친환경적 접근의 시작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축제 제작 단계부터 운영, 관객 참여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친환경 실천을 도입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에코프린지 인디스트 팀을 중심으로 축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탐구하고,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다양한 활동과 논의의 장을 마련하였다.

워크숍 진행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축제 준비 단계부터 친환경적 접근을 시작하였다. 2021년부터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축제 참여 구성원들과 기후위기 관련 소통을 위해 ‘에코프린지’ 캠페인의 일환으로 ‘인류세에 대처하는 예술 가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에코프린지팀은 축제에 참여하는 예술가들도 친환경 실천에 동참할 수 있도록 영국의 친환경 공연 제작 가이드인 ‘Theatre Green Book’을 함께 읽고, 작품 제작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들을 토론하는 워크숍을 진행하여 예술가들의 친환경적 창작을 도왔다. 또, ‘친환경 홍보물 제작 가이드’를 제작 배포하여 작품 홍보 과정에서 예술가들이 자주 이용하는 업체에서 접할 수 있는 친환경 홍보물 재질과 비용을 반영하여 실천가능한 구체적인 방법을 담았다. 예술가들은 작품 발표 시 이러한 환경적 노력을 공유함으로써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관객들과 형성할 수 있었다.

친환경 홍보물 제작

축제를 알리는 데 사용되는 모든 홍보물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제작되었다. 종이는 친환경 재생 용지를 사용했고, 인쇄에는 콩기름 잉크를 적용했다. 축제 DM에는 친환경 용지와 비닐봉투를 사용했다. 또한, 축제 안내 책자와 같은 주요 자료들은 가능한 디지털 형태로 전환하여 인쇄물의 양을 줄이는 데 성공하였다. 친환경 현수막을 사용하거나 기존에 사용하던 현수막을 재활용하여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였다. 현수막은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계열 합성수지 재질에 유성잉크를 사용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소각할 때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이옥신이 발생한다. 따라서 플라스틱 기반 합성수지 현수막을 최소화하고, 자연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재질로 대체하는 방안을 실험하였다. 업사이클링 업체인 ’누깍‘, 아티스트 ’팽귄어패럴‘ 및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기존 현수막과 에코백을 새롭게 재활용하여 축제 기념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제로 웨이스트 제작 방식 도입

제작 단계에서는 공연 세트 제작과 작품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다양한 실천을 도입하였다. 예를 들어, 2022년 참여 예술가인 ‘보노보 프로젝트’는 자체적으로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제작했으며, 참여 아티스트들은 이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각자의 창작 과정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모색했다. 또한, 작품 소개 페이지에 세트 제작, 운송 과정, 쓰레기 분리배출 등에서 시도한 친환경적인 노력을 기록하며 관객들에게 환경 실천을 독려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소규모 작업을 주로 하는 예술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공연예술계 제작 과정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축제 운영 및 공연 단계: 지속가능한 관리

운영진의 노력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예술계와 환경단체 간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기후위기와 관련된 예술 담론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축제 기간 중 에코프린지팀은 쓰레기 워크숍, 기후위기 전시 관람, 축제 공간 주변 쓰레기 수집 등 환경 문제를 주제로 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였다. 특히, <독립예술집담회>와 같은 논의의 장을 열어 예술계 내 기후위기 담론을 형성하고, 동료 예술가들이 환경적 문제의식을 공유하도록 지원했다. 또한, <기후변화를 담아내는 예술현장>, <인류세에 대처하는 예술 웨비나>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국내외 예술가들이 각자의 기후위기 관련 활동을 공유하고, 네트워킹을 통해 실천의 동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왔다.

축제 운영 및 공연 단계에서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지속가능한 관리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다.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를 다룬 다양한 워크숍과 세미나가 축제 기간에 진행되었는데, 이 중 하나로 <에코프린지 워크숍>에서는 비건 베이킹, 친환경 보드게임 등의 활동을 통해 예술가와 관객이 환경 문제에 대해 직접 체험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현장에서는 관객들에게 기후위기와 친환경적 행동을 알리기 위해 축제 공간 주변의 비건 레스토랑 및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소개하는 지도를 제작하여 배포하는 활동도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축제 기간에 가까운 곳에서 비건 음식을 체험하거나, 재활용 제품을 구매하며 일상 속 실천 방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축제 공간 내에서 비건 도시락과 다회용기를 제공하며, 탄소배출을 줄이는 작은 실천도 놓치지 않았다.

현장에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분리배출 구역을 운영하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쓰레기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며 환경 캠페인을 병행하였다. 축제 과정에서 제로웨이스트 실현을 목표로 하는 이 같은 노력은 단순히 축제를 즐기는 것에서 나아가, 축제의 운영과 관람 과정 자체가 환경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참여 예술가들의 실천

축제에 참여한 예술가들 또한 자신의 작품 창작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요소를 적용하며 축제의 메시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한 예술가 팀은 무대 세트 제작 시 기존에 폐기된 목재와 천을 재활용해 새로운 무대를 꾸몄으며, 또 다른 팀은 플라스틱 소품 대신 자연에서 채취한 돌과 나뭇가지를 활용해, 자연과의 연결을 표현하였다. 가장 눈에 띄는 실천 사례 중 하나는 “낫아이” 공연팀이다. 낫아이 팀은 제작 과정에서부터 폐기물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 세트 제작 시 버려진 나무와 천을 활용했고, 작품 발표 후 남은 자재를 관객들과 함께 재활용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이들은 관객들에게 직접 재활용 과정을 보여주며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이처럼 예술가들은 창작 과정에서 친환경의 탄소중립을 실천했을 뿐 아니라, 작품을 통해서도 기후대응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다른 공연팀은 작품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주제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직접적으로 알렸다. 이들은 공연 후 남은 세트와 소품들을 현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재활용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폐기물의 순환을 실천하였다. 또한, 축제 SNS 채널을 통해 아티스트 인터뷰와 활동 기록이 공유되면서, 아티스트들의 친환경 메시지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었다.

축제의 동반자로서 관객들의 동참

관객들은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축제의 친환경 메시지에 동참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였다. 관객들은 축제 현장에서 개최된 ‘제로 웨이스트 워크숍’에 참여해서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배웠다. 또한, 에코프린지팀에서 만든 비건 식당 & 카페 지도를 활용해 축제 공간 주변에서 비건 식음료를 사먹고, 폐현수막으로 제작된 에코백을 구매하는 등 다양한 경험과 참여를 통해 축제의 친환경 메세지에 공감했다.

축제 이후 단계: 지속가능한 성과 확산

축제 이후에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지속가능한 축제 모델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나갔다. 축제 종료 후, 참여 예술가와 관객으로부터 피드백을 수집하여 친환경 실천에 대한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였다. 특히, 축제에서 제안된 친환경적 관행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용되었는지 평가하여 축제 운영 매뉴얼에 반영하였다.

또한, 축제와 공연 예술계의 지속가능한 전환을 위한 담론을 형성하였다. <그린씨어터> 연구 모임에 참여해 영국의 친환경 공연 제작 매뉴얼 등 국제 사례를 공유하며 공연 예술계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그리고 다양한 공연예술과 타 장르의 사례를 수집하여 예술계 내 친환경적이지 않은 관행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실제로 축제가 진행되는 과정 내에서 어떻게 친환경적인 성격으로 축제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와 같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노력은 단순히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를 넘어, 예술계 전반에 새로운 관행을 제시하고,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사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프린지페스티벌은 가치중심적인 조직으로, 창작 과정에서 이미 익숙한 관습이 있어 변화가 어려운 기성 예술가들과는 달리, 프린지페스티벌 참여 예술가들은 작업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관습에서 자유롭고 세대 상으로 기후위기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탄소중립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그 결과 탄소 감축을 위한 환경친화적인 축제를 성공리에 개최할 수 있었다.

나가며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자유롭고 실험적인 예술을 기반으로 한 축제로, 최근 몇 년간 지속가능성을 축제 운영의 중요한 가치로 삼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공연장 이동을 최소화하고 대중교통 중심으로 접근성을 높이며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안을 실행했다.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력 속에서 축제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은 관객과 예술가에게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기여해왔다. 재활용 가능한 무대 제작과 폐기물 최소화를 통해 환경적 책임을 다하려 했으며,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회용 컵 사용과 플라스틱 줄이기를 독려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 소규모 예산으로 운영되는 예술 축제 특성상 친환경 기술이나 인프라를 충분히 도입하기 어려웠으며, 공공 정책의 지원 부족 역시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구축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했다. 예술가 개개인의 지속가능성 실천 수준이 균일하지 않았고, 관객 참여에도 한계가 있어 친환경 캠페인이 축제 전반에 완전히 뿌리내리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환경적 성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거나 그 노하우를 다른 축제나 행사로 확산시키는 데도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시사점은 분명하다. 소규모 축제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실천할 수 있다는 선례를 제시하며, 유사한 예술 행사나 공연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지속가능성을 축제의 운영 방식에 통합할 뿐 아니라, 예술적 메시지로 녹여냄으로써 관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가치를 제안하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명확하다. 향후 더 많은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예술계 전반의 친환경 실천을 선도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환경적 성과를 정량화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축제의 영향력을 증명하고 신뢰를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지속가능성을 단기적 목표가 아닌 장기적 비전으로 통합하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작은 규모의 축제일지라도,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고민하며 실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며, 이러한 노력은 더 많은 예술 축제와 공연들이 지속가능성을 실천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예시를 통해 한계가 존재하더라도, 지속가능성을 향한 작은 움직임이 결국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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